플로리다 경선서 동반 투표…선거운동 참여 여부 질문에 즉답 피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도 대중 노출을 피해 온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주별 경선 투표소에 남편과 함께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ABC·CNN방송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플로리다 등 5개 주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진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한 투표소를 찾아 투표에 참여했다.

이번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유세나 정치행사에 불참해온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드물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멜라니아 여사는 선거유세에 참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계속 지켜봐 달라"(stay tuned)면서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스테파니 그리셤은 이를 두고 "그녀가 어떤 것도 약속하고 싶지 않을 때 하는 대답"이라고 NYT에 말했다.

영부인 시절에도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렸던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자리를 일찌감치 확보하는 동안에도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2022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 행사에 참석한 이후로 선거유세는 대부분 불참했고, 이달 초 '슈퍼 화요일' 경선 승리 후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승리 연설을 할 때도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또 여러 건의 민·형사 사건에 얽혀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할 때도 동행한 적이 없다.

최근에 트럼프 부부가 함께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달 초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맞이할 때와 지난 1월 멜라니아 여사의 모친상 때였다.

멜라니아 여사 혼자서는 지난해 12월 워싱턴DC의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열린 귀화 행사에 참석, 드물게 공개 행보를 했다. 11월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여사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 주최 타운홀 행사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는 가족에 집중하는 개인적인 사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멜라니아 여사의 선거유세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지금 아들 배런과 함께 있다. 조만간 적절한 시기가 되면"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