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머리카락 앞으로, 구레나룻 울버린, 레고 블록, 새둥지…

[뉴스인뉴스]

지구촌 '튀는' 우파 정치인 이색 스타일
트럼프와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등
"보수 이미지 차별화 위한 정치적 의도"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밀레이에게 헤어스타일은 정치 제스처의 일부다"
지난 1월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을 인터뷰한 월스트리트저널지의 에마 터커 편집장이 최근 아르헨티나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의 공통점 중 하나로 헤어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설적인 화법 외에도 뒷머리를 앞으로 빗으면서 옆으로 넘기는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어스타일에 집착하는 일화는 이미 외신에서 여러 번 소개됐다.
비 오는 날 헤어스타일이 망가질 걸 우려해 야외 행사를 취소하거나, 백악관 샤워 수압때문에 헤어스타일에 문제가 생기자 샤워기 수압을 올리기 위해 미 행정부가 해당 규칙을 변경했다는 일화가 보도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헤어스타일도 평범하지는 않다. 헝클어진 머리는 사자의 갈기같고 구레나룻은 강한 인상을 준다.
밀레이의 구레나룻은 친구이자 현 아르헨티나 하원의원인 헤어스타일리스트 출신 릴리아 레모이네의 작품이다.
그녀는 "밀레이는 원래 머리 모양에 관심이 없었고 얼굴을 머리로 가리려는 습관이 있어서 그 대신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울버린과 같은 구레나룻을 추천했고 이게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밀레이 대통령의 여러 별명 중 하나인 '사자'나 '가발'은 다 그의 헤어스타일에서 나온 것이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부스스한 금발 머리로 '새둥지' 혹은 '말갈기'라는 더벅머리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의 헤어스타일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섞였다고 분석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정치인이 많은 집권 보수당에서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눈에 띄는 더벅머리를 고수했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들은 존슨이 "의도적인 지저분한 머리 덕에 권력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매체 페르필은 22일 이 이상한 헤어스타일의 우파 정치인 리스트에 에스토니아의 라인 에플러 의원을 추가했다. 레고 장난감의 모양처럼 직각으로 자른 그의 헤어스타일은 귀 부분이 더욱 기이하며, 한번 보면 절대 잊기 어려운 모양을 하고 있다. 에플러 의원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이며, 난민 반대 등을 주창하는 극우 성향의 보수파 의원이다.

가디언지는 "포플리즘은 머리카락과 관계가 있다: 우파 지도자들이 거친 헤어스타일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대중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이 포플리스트 정치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