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17만4000불 제자리
금융위기때 자동 인상 포기
일부는 보좌관 보다도 적어

연방 의회 의원들의 임금이 15년 넘게 17만4000달러에 고정돼 있어 자신의 보좌관 보다 적은 경우도 있으며 비싼 워싱턴DC 물가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판사 등 대부분 공무원들은 연방정부가 의무화한 생활비 조정 제도(COLA)에 따라 매년 급여가 인상되는 구조"이지만 "의회 의원들은 그렇지 못해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연방 의회는 해마다 정부 공무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법안을 승인해왔다. 지난 14일 하원은 말단 군인들에 대한 19.5% 임금 인상안을 포함한 국방부 정책 법안을 승인했다. 올해 초에는 연방 판사에게 최소 1만1000달러의 급여 인상을 허용하기도 했으며, 2년 전엔 의원 보좌관들의 급여를 21% 인상해 생활 임금에 도달하도록 조치했다.

신문은 그러나 정작 의원들의 급여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COLA 제도를 시행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의원들의 급여는 17만4000달러로 고정돼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실업률이 10%가 넘어가면서 의원들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자동 인상'을 거부한 것이 화근이 됐다. 현재 대법원 판사는 연봉이 30만 달러나 되고, 지방법원 판사는 2013년까지 의원과 연봉이 같았지만 이제는 7만 달러 이상 더 받는다. 신문에 따르면, 고참급 보좌관들의 경우 228명이 20만 달러 이상, 555명이 18~20만 달러를 받아 의원 보다 월급이 많은 보좌관들도 적지 않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거의 모든 의원들이 급여 인상을 원하지만 유권자 분노를 살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낮은 급여와 의회 내 극심한 당파주의, 무한 정쟁에 실망한 의원들의 민간 이직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 내 미중경쟁특위를 이끌었고 공화당 내 신성으로 주목받던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의원은 지난 4월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 퇴임 후 3주도 되지 않아 벤처 캐피털 회사에 새로 취직했다. 1년 전 그만둔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 역시 비영리 단체에서 기존 연봉의 세 배를 받는 직장을 구했다고 한다.

신문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감독위원회에는 하원의원 출신이 두 명 있는데, 이들의 연봉은 약 28만 달러로 하원에서 근무할 때보다 최소 10만 달러가 더 많다며 전체 위원 5명 중 2명이나 하원 출신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