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달랬더니 계속 버터만 주네"
 
오류 잦아 일 외려 늘어

맥도날드가 IBM과 손잡고 야심차게 도입했던 '드라이브스루 인공지능(AI) 주문'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주문 오류가 잦은 데다 결국 직원이 개입해야 하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식품산업 전문매체 레스토랑 비즈니스는 17일 "2021년 10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 100여 곳에 도입했던 AI 주문 서비스를 다음달 26일 종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맥도날드의 AI 서비스 도입은 큰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은 주문 5건 당 1건 꼴로만 개입할 것"이라며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당시 웬디스 등 다른 패스트푸트 업체들도 AI가 인건비를 아끼고 고객에게 '비싼 메뉴'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매출을 늘릴 거라 반색하며 뒤를 따랐다.

그러나 성과는 한참 못 미쳤다. AI 챗봇의 오류로 직원들이 나서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틱톡에서 3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에 따르면 한 여성 고객은 캬라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AI 챗봇은 버터로 잘못 인식했다. 여성이 여러 번 캬라멜 아이스크림을 주문해도 AI 챗봇은 계속해서 버터만 추가했다.

36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고객이 AI 챗봇의 실수로 다른 고객이 시킨 음식 값을 낼 뻔한 모습이 공개됐다. 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버터와 커피크림이 추가되는 등의 동영상도 틱톡에 공유됐다. 이외에도 주문하지도 않은 수백 달러 상당의 치킨 너겟이 주문에 추가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고, 아이스크림에 베이컨이 잘못 추가되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이런 주문 실수에는 "차량에 탄 채 주문을 해야 하는 드라이브스루 특성상 외부 소음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AI 챗봇이 주문을 마무리하길 독촉하자, 고객들이 "기다려. 우린 인간이야"라고 외치는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완전히 AI 도입을 접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는 구글과 손잡고 미국 내 매장에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인공지능(AI) 챗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T)매체 더 버지는 "맥도날드는 조만간 구글의 업무 지원용 챗봇 애스크 피클을 도입해 또 다른 AI 활용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애스크 피클스(ask pickles)은 직원 업무 보조용 챗봇이며, 주문 키오스크, 맥도날드 모바일 앱, 드라이브 스루 등에도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