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방송법' 법사위 강행 처리에 與 반발·퇴장…과방·국토위도 파행
야당 주도 '입법 청문회' 일정에 여야 충돌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홍지인 기자 =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접고 국회로 복귀한 첫날부터 여야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열음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퇴장하거나,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회의 운영에 항의하며 불참하는 등 한 달 만의 '국회 정상화'를 무색하게 했다.

여야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의 '방송 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및 방통위설치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들 법안이 지난 1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점을 지적하며 추가 논의를 요구했지만,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과반 의석을 차지한 야당 의원들이 처리를 강행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법안 의결 때 집단 퇴장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 무시와 조롱으로 일관하는 정청래 위원장과 민주당의 '방송장악 3법' 등 강행 처리는 입법 독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국토교통위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입법 청문회 일정 재조정 문제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인 끝에 결국 야당만 참석한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이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자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연기할 명분이 없다며 청문회를 강행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을 선언하고 집단 퇴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라인야후' 사태 등 현안 질의를 하기 위해 소집된 과방위에서도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MBC 사장 출신인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회사 측과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문제 삼아 과방위원 자격 문제를 제기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교육위원회에서도 여당은 원(院) 구성 협상 과정에 항의하고, 야당은 정부 위원의 불출석을 비난하는 등 신경전이 오갔다.

여야의 상임위 충돌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들을 재추진하기 위해 입법 청문회를 줄줄이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만 26일 보건복지위(의료계 현안), 27일 환경노동위(노란봉투법) 청문회가 예정돼 있고, 과방위(방송통신심의위 관련)와 기획재정위(세수 결손) 등에서도 청문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특히 다음 달 1일에는 운영위를 열어 대통령실을 상대로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추궁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잡은 상임위 일정과 증인 의결을 취소하고 여야 합의로 상임위 일정을 재논의할 것을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지도부에 공개 요구한 상태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승적으로 나선 만큼, 민주당이 이제 정상화에 협조해야만 한다"며 "망신주기식 상임위를 중단하고, 청문회를 빙자한 증인 채택을 즉각 취소하라. 야당이 국무위원을 상임위에 출석시키려 편법 의결한 증인도 모두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