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300km에 대당 21억 원…"러시아 軍관련 시설 245곳 사정권에"
우크라, 현재 50기 보유 추정…"무기 허용 결정 공개 말았어야" 지적도
우크라이나가 19일(현지시간)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 ·ATACMS)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처음 타격하면서 이 미사일의 성능과 전략적 중요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에이태큼스는 최대 300km 밖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전술 탄도 미사일이다.
종류에 따라 수백 개의 폭탄이 탑재된 집속탄두나 225kg의 고폭발성 단일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미사일은 집속탄두 장착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 로켓 추진체를 사용하는 에이태큼스는 탄도를 따라 이동한 후 빠른 속도로 가파르게 떨어져 요격이 까다롭다.
사거리상으론 장거리 미사일 기준(1천km)에 미치지 못하지만, 뛰어난 타격 능력에 따른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돼 '장거리급' 공격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지난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태큼스의 사거리 범위에 위치한 러시아의 군사·준군사 시설은 최소 245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러시아 공군기지 16곳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BBC는 에이태큼스가 공격을 뜻하는 단어인 'attack' 뒤에 'ems'를 붙인 발음으로 불린다고 짚었다.
에이태큼스는 M142 고기동성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나 M270 다연장로켓 발사체계(MLRS)에서 발사할 수 있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길이 4m·지름 0.6m 크기로 내부에 GPS 시스템이 장착돼 있으며, 대당 가격은 약 150만 달러(약 21억 원)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했으며, 1991년 걸프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전장에서 사용한 기간은 1년이 넘었다.
다만 그동안은 러시아 본토가 아닌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만 사용이 허락됐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같은 사용 제한을 전격 해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공격작전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러시아 쿠르스크에 북한군이 배치된 데 따른 대응이라고 WP에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보다 '강력한 위치'에 놓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만 미 국방부 내에선 이번 무기 허용과 관련한 회의론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자국의 전투기 등 자산을 영토 깊숙한 곳으로 이동시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이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에이태큼스 제한 해제를 공표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커트 볼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당국자들이 이번 결정을 공개한 것은 '실수'라며 이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잠재적인 공격에 대해 사전 통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보유 중인 에이태큼스가 현재 약 50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미 국방부의 공식 통계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