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실종 9일 만에 극적 생환 남성
산불로 지형 달라져 헤매
마운틴 라이언 맞닥뜨려
3시간 정도 하이킹을 생각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에 올랐다 길을 잃어 실종 9일 만에 구조돼 살아 돌아온 샌프란시스코 30대 남성의 극적 생환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에 따르면 소방국 구조대가 지난 20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의 깊은 산 속에서 실종 신고된 루카스 매클리시(34)를 구조했다. 매클리시는 산 속에서 헤매는 동안 나뭇잎을 침대 삼아 잠을 잤고 개울 물을 마시고 야생 열매를 따먹으며 버텼고 저체온증이 심해지고 마운틴 라이언을 맞딱뜨리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무사히 구조됐다.
매클리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1일 오전 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 근처에 사는 친구 집에 들렀다가 이 산에 멋진 화강암벽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홀로 등산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손전등과 접이식 가위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산불로 폐허가 된 넓은 지역을 맞닥뜨렸고, 거기서 길을 잃었다고 했다.
"다른 산속 지형과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화재로 그렇게 다 불타버리면 사막처럼 바뀌어 방향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등산 애호가인 그는 조난 후 닷새째까지만 해도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나, 저체온증에다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상처를 입는 등 생존의 어려움이 커지자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난 후 8일째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열흘째 하늘에 떠 있는 드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파더스 데이'인 지난 16일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 그가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그제서야 가족들이 문제가 생겼음을 인식하고 실종 신고를 한 덕분이었다. 지역 보안관실에서 띄운 드론이 그를 구조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이게 신기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산속에 있던 열흘간 물 다이어트를 했다면서 "10일 만에 30파운드가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매일 1.5갤런의 물을 마시면 (몸에 있는) 탄수화물이 다 소진될 때까지 음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