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들어도 대통령 마이동풍…정권 심판이 국민 목소리"
시민단체 공동회견서 "실제 탄핵 추진이 국민의 명령" 언급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오규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대한 동의가 3일 100만명을 넘었다.

지난달 24일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된 이후 하루 평균 10만 명 이상 동의를 받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총선에서 엄중한 심판까지 했음에도 바뀐 것은 없다"며 "국정 쇄신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던져졌고, 총리를 포함한 내각 혁신 다짐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을 내고 회초리를 들어도 대통령이 요지부동, 마이동풍이니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만 명이 탄핵 청원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난파 직전인 국정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청원에 동의하려는 사람이 몰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운 점을 언급한 뒤 "접속이 원활했다면 (동의가) 500만을 넘어섰을 것"이라며 "이것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하자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높아지면서 청원 참여자도 100만명을 넘어 200만, 300만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도 대통령실은 '명백한 위법 없이는 탄핵이 불가능하다'는 한가한 소리나 늘어놓으면서 고개를 빳빳이 치켜드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번 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소관 상임위의 청원심사소위로 회부되고 심사 결과 청원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이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이번 청원의 경우 이미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만큼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 청원심사소위는 이번 청원을 심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청문회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100만 국민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법사위 청원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통해 엄정히 심사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깊이 있는 심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청문회 등의 절차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문회가 실제로 열릴 경우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어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 청원을 연결고리 삼아 시민단체와 함께 여권을 압박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단체인 '촛불행동'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촛불행동은 회견문에서 "100만 이상의 탄핵 청원은 단지 압박용이 아닌, 실제로 탄핵을 추진하고 집행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촛불 대행진이 예정된 7월 20일을 '탄핵 청원자 대회'로 준비하겠다. 1천만 청원, 100만 촛불로 윤석열 탄핵을 앞당기자"고 주장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