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공방…與 "청원에 대한 청문회 불가", 野 "법 기술자 애드리브에 불과"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계승현 기자 = 여야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촉구' 국회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 실시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서류 제출 요구의 건,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잇달아 의결하고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회의에서 청문회를 추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다 법사위원장 및 위원회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청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자체가 법률 규정상 말이 안 된다"며 "청원서 하나만으로 절차를 우회해 사실상 탄핵 소추를 위한 조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청원이 발의됐으나 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소위에 회부된 상태에서 폐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또 "이게 얼마나 코미디인지 알 수 있는 것이 청원 내용에 법리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많다"며 "청원 불수리 사유도 법에 정해져 있는데,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안은 수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규택 의원은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참여자 수가 130만명을 넘었다고 언급한 것을 거론, "혹시 안건 상정에 북한 노동당 담화가 참고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청원 안을 주도한 사람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전과 5범이라는 보도가 있었다"며 "청문회 실시 안건은 의결돼선 안 된다. 민주당이 노동당 2중대임을 자임하는 것이며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자에 국회가 놀아난 치욕적인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탄핵 청원은 법사위에서 당연히 다룰 수 있는 사안"이라며 "감사나 수사, 재판 등이 진행 중인 상황의 경우 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은 돼 있으나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탄핵 청원에 참여한 국민이 130만명을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국민 분노를 상징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대한 국민 명령에 따라 법사위에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태 의원은 "국민 130만여 명이 요구한 이 청원을 어떤 명분과 논리로 거부할 수 있나"라며 "그런 명분과 논리는 전부 법 기술자들이 하는 애드리브에 불과하다"라고 쏘아붙였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나서 "국회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중요한 안건의 심사에 필요한 경우 위원회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며 "국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건 자유나 현재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회의를 시작하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청문회 관련 안건 4건 논의에 앞서 간사 선임 안건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회의는 예정된 시각보다 25분여 늦게 시작됐다.
민주당은 전날 확정된 의사일정 순서대로 청문회 관련 논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맞서다가 결국 표결을 통해 이를 관철했고, 국민의힘은 항의하며 퇴장했다가 약 5분 뒤 다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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