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2차 토론도 난타전…나경원 "韓 법무장관때 성과 없어" 윤상현 "韓, 박근혜에 30년 구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1일 MBN이 주최한 2차 TV 토론회에서 감정 섞인 말싸움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원희룡 대표 후보는 시작부터 한동훈 후보를 상대로 그간 제기된 의혹을 앞세워 거세게 몰아붙였고,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파상 공세를 폈다.

이에 한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반격하면서 9일 열린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시종일관 후보들 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 '사천·여론조성팀·김경률' 의혹 총공세…韓 "원희룡 뇌피셜, 김의겸보다 못해"

원 후보는 토론 초반부 자기소개 순서부터 한 후보를 향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원 후보는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 의혹, 김경률 금감원장 추천 의혹 등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며 "자신의 대권을 위한 이미지만 생각하고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를 지목, "본인 입으로 저의 제일 가까운 가족, 처(아내)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했는데 근거를 말해보라"며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는데 원 후보가 김의겸 전 의원보다 더 못한 것 같다. 던져놓고 넘어가는 방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원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의 관여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 CBS에 같은 내용이 5월에 보도됐고 다른 근거도 갖고 있다"면서 "이모 서기관, 강모 변호사, 몇몇 현재 비례의원들을 포함해 비례명단이 중단에 바뀌기도 했는데 그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객관적 당무 감찰을 통해 다 밝히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지금 이야기하시라. 선거 앞두고 그냥 오물 뿌리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뭐가 있는 줄 알았는데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지 않나. 말씀하신 두 분과 제 처가 아는 사이이고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제가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그러자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김경률 비대위원을 왜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나. (한 후보의 해명이) 거짓말인 게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따졌다.

한 후보는 "저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허위 사실 유포를 말아달라"며 "(사실이면) 사퇴하겠다"고 받아쳤다.

원 후보는 "여론조성팀 관련 보도가 났는데, 여론조성 작업은 불법"이라며 (해명이) 거짓말로 나오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도 추궁했고, 한 후보는 "저와 무관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 '韓 박근혜 수사·보수 정체성' 공세…'대통령 탄핵' 설전도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거론,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 부르면서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고 보수 인사들을 1천명 넘게 잡아들였던 당사자가 우리 당을 접수하려는 것에 매우 큰 걱정을 한다"며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 잔당들과 큰 그림을 그리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도 "원 후보가 한 후보의 우파 정체성을 의심하는 것 같다. 한 후보가 박 전 대통령께 검사로서 20년, 30년을 구형했는데 지난번 박 전 대통령께 개인적으로 사과라도 했나"라며 "(국정농단 수사 때) 1천명을 조사해서 200명 잡아넣었고 5명이 자살했다. 그러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안 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구형에 대해 "그 사안은 대단히 가슴 아픈 사안"이라면서도 "지지자들은 이미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선거를 앞두고 자꾸 다시 탄핵의 강으로 (간다)"고 맞받았다.

자신의 '화양연화'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최일선에서 싸우는 과정에서 했던 말을 갖고 왜곡해서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응수했다.

한 후보는 또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 후반기 저는 좌천을 네 번 당하고 압수수색을 두 번 당하고 구속 위기까지 갔다"며 "당시 문재인 정권에 대해 직접적 수사를 했기 때문인데 다른 후보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설전도 오갔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자신에 대해 '탄핵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제 언행이 탄핵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 했는데 적반하장이다. 나 후보가 당원들에 보낸 문자에서 '탄핵을 막기 위해 나경원을 찍어야 한다'는 공포마케팅을 했다"며 "탄핵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올리는 것 아닌가. 탄핵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미 국회에서 탄핵 청문회를 시작했는데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을 언급하며 "정말 성과가 없었다. 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구속이 안됐나. 영장이 왜 기각됐냐"며 "당시 국회에서 체포동의요청서를 헌정 사상 처음 법무부 장관이 장황하게 읽고 우파들은 시원했지만 피의사실 공표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영장은 사법부 판단"이라며 "같은 당인데 장황하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고 반박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