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욱·김용민씨, 대법원 판결 환영…"동성결혼 합법화도 이뤄지길 고대"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오늘 사랑이 또 이겼습니다. 이제 이 기쁜 마음으로 혼인 평등 실현을 위한 힘을 내는 데 함께 하겠습니다."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온 18일 소송 당사자인 소성욱씨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씨와 동성 배우자 김용민씨는 판결 직후인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란히 함박웃음을 지으며 소감을 밝혔다.
소씨는 "소송이 진행되는 3년 반 동안 저와 제 남편은 서로의 가족이고 배우자라는 사실에 대한 증명을 끊임없이 요구받았다"며 "하지만 서로에게 헌신하고 의지하는 저와 제 남편의 관계가 공적으로 인정된 결과를 공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판결이 불씨가 되어 동성 결혼 합법화도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씨는 "부부로서, 가족으로서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것 중 하나를 얻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평등하게 혼인 제도를 이용하면서 배우자로서 모든 권리를 가지는 것이 그다음 순서"라고 전했다.
김씨는 "2020년 2월 성욱이가 피부양자로 등록이 됐을 때 뛸 듯이 기뻤다"며 "약 4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다시 한번 기쁨의 순간을 맞이했다.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기쁨의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눈물이 어린 눈으로 소씨를 바라보며 "여보 사랑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수리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혼인 신고를 하는 다른 동성 부부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저희 소송도 처음에는 '시도'로 시작됐다"며 "그런 시도가 쌓이고 쌓여서 동성 결혼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소송을 대리한 장세연 변호사도 회견에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동성 부부와 성소수자에게 큰 희망을 준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혼의 실체로 봤을 때 이성 부부와 동성 부부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지금도 동성 관계를 배제하는 다른 제도들 역시 그 차별을 정당화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소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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