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모니터 결함에 한 영화만 송출
아이들 옆에 있는데 R등급 영화
화면 꺼지지 않고 음소거도 못해
호주의 한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이 강제로 관람등급이 높은 성인 영화를 시청한 일이 발생했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호주 시드니에서 일본 하네다로 가는 콴타스항공 GQ59편 비행기의 기내 좌석 모니터가 기술적 문제로 고장이 났다.
당시 승객들은 모니터를 통해 개별적으로 영화를 선택해 볼 수 없었고, 각자의 모니터를 통해 같은 영화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지 물었고 얼마 뒤 배우 숀 펜과 다코타 존슨 주연의 영화 '다디오'를 시청하게 됐다.
영화 '다디오'는 여주인공이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에서 남성 택시 운전사와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의 성인 영화다. 문제는 이 영화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보기에 부적절했다는 점이었다.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 R등급을 받은 영화였다. R등급은 만 17세 미만 청소년이 부모나 성인 동반 없이 관람할 수 없는 영화에 매겨진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온라인커뮤니티인 레딧에 "그 영화에는 노골적인 누드 장면과 성적 장면이 등장했다. 헤드폰을 쓰지 않아도 문자메시지로 나누는 노골적인 대화가 많은 영화였다"면서 "기내 기술 결함으로 화면을 끄거나 일시 정지, 어둡게 하기, 음소거 등이 모두 불가능했다"고 적었다. 이어 "어린이도 볼 수 있는 영화로 전환되기까지 약 1시간이 걸렸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탑승한 가족들 등 모든 사람이 매우 불편했다. 대형 항공사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용납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콴타스항공 측은 문제를 인지한 뒤 원치 않는 승객들은 모니터를 끌 수 있도록 조치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어린이가 시청 가능한 영화로 변경했다고 한다.
콴타스항공 측은 "기내에서 틀기에는 분명히 적절하지 않은 영화였고 승객들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