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60% 미사용 카드 보유

210억달러 낭비돼

연말 선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기프트 카드가 새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대로 사용을 해보지 못한 채 옷장이나 서랍에 잠들어 있는 기프트 카드가 늘고 있어서다. 쓰지 못하면 자칫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기프트 카드의 잠자는 현금을 깨우는 일은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에게 제2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라 주의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연말 선물로 기프트 카드에 구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286억달러로 추계하고 있다. 소비자 1명당 3~4개의 기프트 카드를 구입해 기프트 카드 1개당 평균 51.18달러, 소비자 1명당 170.48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NRF는 내다봤다. 기프트 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90%에 달해 인기 선호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제는 기프트 카드를 구입하고는 이를 잊은 채 서랍이나 옷장에 쓰지 않고 방치된 기프트 카드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데 있다. 크레딧 서밋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중 60%는 사용하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최소 1장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1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달리 말하면 210억달러가 사용하지 않은 채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미사용 기프트 카드가 늘고 있는 것은 특별한 날을 대비해 사용을 뒤로 미루고 보관하려는 소비자 심리에 따른 것이다. 기프트 카드 구입과 동시에 사용하는 소비자가 19%에 불과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효 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기프트 카드는 받는 즉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 카드가 발급한 현금 카드의 경우 1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에 따른 과징금이 부과된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기프트 사용을 미룰수록 가치 하락이라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기프트 카드를 발행한 업체가 폐업을 하게 되면 기프트 카드의 사용처가 없어져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위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기프트 카드의 가치는 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기도 한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기프트 카드 미사용금으로 지난해만 2억1200만달러의 부수입을 올린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6년 전부터 릫기프트 사용의 날릮을 정해서 쓰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내년 1월18일에 열린다. 카드래시와 레이즈와 같은 인터넷 웹사이트는 사용하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사고 파는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