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AI·전기차 등 경제 트렌드 분석

머스크의 xAI 등 주목할 기업으로 꼽혀

새해 인공지능(AI)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전기차는 부활할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올해 주목해야 할 세계 경제 트렌드 기획 기사에서 주요 산업의 흐름과 관심 가져야 할 기업, 리스크 등을 분야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 이제는 'AI 주권' 시대

기술(IT)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는 생성형 AI가 꼽혔다.

생성형 AI 시대를 열어젖힌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주요 기업들은 생성형 AI의 핵심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해왔다. 올해에는 더 많은 국가와 기업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전략적 차원에서 생성형 AI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미 여러 국가가 'AI 주권(sovereign AI)' 확립을 위해 슈퍼컴퓨터와 AI 모델 구축에 착수했다. 자국 경제 및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주요 목표다.

AI 반도체 시장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매출의 약 10%는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국가로부터 나온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가 AI를 중요한 기술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개발한 라마와 같은 '개방형' AI 모델이 점점 더 강력해짐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 주목할 기업으로는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꼽힌다.

머스크는 이 분야 진출이 한발 늦었지만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끌어모아 xAI를 얼마 안 되는 기간에 500억 달러(약 73조4천300억원) 가치의 기업으로 키웠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부상하면서 xAI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주요 리스크로는 AI 열풍의 거품 여부다. 정보통신 분야 기술이 언제 거품으로 평가되는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업계에서는 각 기업과 정부가 생성형 AI로 수익을 내고 일상 업무에 적용하는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투자시장도 트럼프 복귀 변수

투자 분야에서는 연금 시장이 주목된다.

이달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이 분야 규제 완화도 예고하고 있어 연금 투자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과 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사모펀드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앞으로 월가의 주요 투자회사들도 활발하게 이 분야에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스톤이나 KKR 등 글로벌 투자기업들은 오랜 기간 국부 펀드 등의 자금을 운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의 자금도 많이 운용한다.

주목할 기업으로는 시카고의 의료 부품 공급업체 메드라인 인더스트리가 꼽힌다.

올해나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10년간 많이 거래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가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관세 부과나 저임금 이주 노동자 추방은 인플레이션을 다시 초래할 수 있다. 금리가 다시 높아지면 월가는 힘든 세월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 중국차 질주 계속될까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전기자동차 판매 둔화로 압박을 받았다.

올해 판매가 다시 늘어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올해 유럽에서 더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가 시행될 때까지 전기차 출시가 의도적으로 미뤄졌다고 평가한다. 즉 올해 다시 전기차가 출시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소비자들이 여전히 전기차의 신뢰성이나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약 20%였다.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가장 많이 늘었다.

올해에는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계속 제공할지, 또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미국에서 보조금을 철회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목할 기업으로는 테슬라가 꼽혔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대선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는 거의 70% 상승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것이냐에 대한 확신은 크지 않다. 복잡한 공급망 문제로 테슬라도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자동차 분야 리스크로는 공급망 혼란이 꼽혔다.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인해 소규모 부품 공급업체가 파산할 경우 공급망에 새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애스턴 마틴이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이 지연됐고, 독일에서도 부품업체 파산이 증가했다.

세계 4위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누가 올지도 관심사다.

◇ 명품 시장, 중국 소비자 지갑 다시 열리나

럭셔리 산업 관계자들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거나 정부 부양책으로 중국의 실물 경기가 회복된다면 럭셔리 산업도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글로벌 명품 매출은 전년인 2023년과 비교해 보합세였다. 수년간 큰 폭 성장하던 럭셔리 산업이 정체를 보였다. 컨설팅업체 베인은 올해 개인 명품 분야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는 구찌 브랜드의 모회사인 프랑스 패션 그룹 케링이 꼽힌다.

케링은 대형 럭셔리 그룹 중 후발주자로, 구찌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코로나 시대 이후 호황을 누리지 못했다.

이후 시장이 둔화해 케링의 경영실적은 더 안 좋아졌다. 앞으로 구찌가 인기를 다시 찾느냐가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케링 주가는 지난해 40%가량 하락했다. 이 분야 두 번째 큰 기업인 생 로랑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이 분야에 개입할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공약은 이 분야에도 큰 리스크다.

높은 관세가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경우 업계 불황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