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 주택 소유주, 개인 소화전 설치 급증…보험거부와 공공 소화전 부족 대안책 인기
[뉴스인뉴스]
"효과 봤다" 실제 사례에 앞다퉈 구입
고가불구 수요 몰리면서 업체들 특수
#"어제 하루에만 30건에 가까운 배송 주문이 몰려들었다." 주택 화재를 대비해 물을 공급해주는 개인 소화전을 판매하고 있는 배리 맥커너히의 말이다. 그는 LA 산불 이후에 개인 소화전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부쩍 늘어면서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맥커너히는 "한 세트에 1500달러가 넘는 고가이지만 개인 소화전 주문은 말리부 등 LA는 물론 심지어 샌디에고에서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소화전의 효과를 본 실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말리부 산불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변호사 카산드라 리에라는 개인 소화전 덕분의 자신의 소중한 집을 구했다고 했다. 팰리세이즈 산불 당시 그는 개인 소화전을 이용해 주변 수목들에 불이 붙지 않도록 물을 뿌렸던 것이다. 리에라는 "3년 전에 개인 소화전을 1350달러에 구매해 1136달러를 더 들여 뒷뜰에 설치했다"며 "불에 타지 않은 내 집과 내 가족의 생명을 고려하면 개인 소화전에 쓴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LA에서 개인 소화전을 구매하려는 주택 소유주들이 급증하고 있다. 개인 소화전을 설치한 일부 주택들이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사례들이 나오면서부터다. 구매와 설치에 많은 비용이 드는도 불구하고 개인 소화전 수요 크게 늘면서 판매업체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8일 LA타임스는 LA 산불로 1만2000여채의 주택과 건물이 소실된 가운데 일부 주택 소유주들이 개인 소방전을 설치해 소유 주택의 피해를 막은 사례가 나오면서 개인 소방전 구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 소방전의 수요 급증은 주택 소유주들의 자구책에서 나온 현상이다. 보험사들이 산불 지역 내 주택보험가입을 거절하고 있는 데다 공공 소화전마저 부족하다 보니 산불 위험으로부터 소유 주택을 지키기 위해 개인 소화전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개 정도의 부속품으로 구성된 개인 소화전의 가격은 소방호스 길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1500~1600달러 선이다. 여기에 플러머를 고용해 설치하는 비용은 별도여서 초기 설치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산불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일부 고가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선 인기다.
이로 인해 3~4년 전부터 생겨난 개인 소화전 판매업체들은 최근 들어 매출이 크게 뛰었다. 일례로 패서디나에 있는 브러시파이어 배틀 시스템스는 1800~5900달러에 이르는 개인 소화전 주문이 몰리면서 판매 물량이 동이 나자 추가 판매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LA카운티에서 개인이 소화전을 설치하는 것은 합법이다. 다만 노란색의 공공 소화전과 구분하기 위해 빨간색 페인트칠을 해서 설치해야 한다. 사용하는 물과 관리 비용은 모두 소유주 부담이다.
개인 소화전 설치가 늘면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 소화전은 산불의 불씨가 주택 주변 수목으로 옮겨 붙지 않도록 사전에 수분을 공급해 차단하는 데 국한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