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족 찾아주오" 신청해놓고 사망 이산가족 10만명, 생존자 3만6천명도 84%가 70대 이상
[뉴스진단]
전체 가족찾기 신청자중 70% 이상 별세
2018년 8월 이후 상봉 성사 1건도 없어
초고령화로 남은 상봉 시간 '째깍째깍'
한국 정부에 등록한 이산가족 중 70% 이상이 가족 상봉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숨진 이산가족은 9만7천350명으로 집계됐다. 1년 동안 2천959명이 숨져 생존 이산가족은 3만6천941명으로 줄었다.
가족 찾기를 신청한 이산가족 13만4천291명 중 72% 가량이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다. 고령화와 사망신고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사망 이산가족이 1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생존 이산가족 중 30.7%가 90세 이상 고령이며, 80대와 70대가 각각 34.8%와 18.5%를 구성했다. 70대 이상이 84%에 이른다.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하루빨리 이산가족 대면 상봉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2018년 8월 이후 상봉이 성사된 적이 없는 가운데 생존 이산가족 숫자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장기간 남북관계 단절로 작년에도 남북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간 교류는 1건도 없었다.
다만 지난해 민간 차원에서는 상봉 1건이 통일부에 보고됐다. 민간의 상봉 보고는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미주 지역도 별반 다름없다.
재미한인이산가족 상봉취진위 관계자는 "생존자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라며 "그나마도 제대로 파악이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때 한국 통일부가 LA로 조사관을 파견, 한달간 북미지역 해외이산가족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6·15 남북공동선언의 합의에 따라 그해 8월 처음 시작돼 2018년 8월까지 총 21회 열렸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면서 5년 가까이 재개되지 않고 시간만 흐르고 있다.
현재 남북한 관계를 고려할때 이산가족 상봉은 요원하다는 것이 대다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