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장례업계 화장 비율 급증…장례식도 소규모·간소화, 10건 중 8건'가족장'
[뉴스포커스]
코로나19 팬데믹 대격변 전환점
장의사에 따라 전체 60~70%까지묘지 값 부담 등 경제적 이유 커
미국화된 2세 상주 증가도 한몫
한인사회 장례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전통 장례 풍습인 매장이 줄어드는 대신 화장이 급증하고 있으며 장례식도 조문객이 많지 않은 가족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사람들 모이는 것을 금지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영향이 가장 크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와 장례식 상주가 미국 문화에 익숙한 2세들로 바뀐 것 등도 한인 장례 문화 변화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타운내 A 장의사에 따르면 아직도 매장이 많지만 최근 화장이 20% 정도 늘었다. 팬데믹 이전까지만해도 주를 이루던 매장이 급격히 줄고 화장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인 사회의 화장 증가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오히려 한국이나 미국 주류 사회는 화장이 훨씬 많아진지 오래"라고 전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장례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유가족들이 매장 보다 화장을 선택하는 비율이 커졌다며 크게 오른 장례 비용 부담도 화장 선택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장의사도 추세는 마찬가지다.
이 장의사 관계자는 "다른 장의사에 비해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은 한인들의 장례 문의가 많다"고 말하고 최근 들어서는 화장 비율이 무려 70%선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화장 비용이 매장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하고 "재정 문제를 고려할 때 유가족 입장에선 화장을 택하는 것이 당연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고인 스스로가 화장을 유언으로 남기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C장의사의 경우 매장-화장 비율이 40%-60% 정도다. 이 장의사 관계자는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장례식 상주가 2세로 바뀐 영향도 화장 증가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교회나 단체 활동이 많은 1세들에 비해 주류사회에 더 가까운 2세들이 장례도 보다 경제적이면서 간소화하게 치르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이는 고인의 시신을 자주 방문하지 않을 특정 장소 묘지에 매장하기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인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미국화된 인식이 팽배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을 한 다음엔 재를 뿌리기도 하고 납골당 또는 수목장을 치르기도 하지만 집에 유골함을 두고 경우도 늘고 있다. 가족들이 멀리 이사를 가게 되면 묘지 관리 등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동이 편리한 장소에 두는 것이다. 또 한국으로 유골을 이송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한인들의 장례 방법외에 장례식 분위기도 전과 비교활 때 크게 달라졌다.
조문객이 200~300명 몰리는 장례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가족 친지, 가까운 친지 등 10~20명 정도 규모의 가족장이 대세다.
C장의사 관계자는 한인 장례식의 80%가 가족장으로 치러진다고 말하고 화장 증가와 함께 한인 장례 문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족들이 조용한 장례식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팬데믹 이후 장례식 참석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2023년 화장률 60%
20년후엔 81% 예상
미 주류사회도 화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 전국 장의사협회(NFDA)에 따르면 미국의 화장률은 2000년 27%에서 2020년 56%로 증가했으며 3년 후인 2023년 60.5%를 기록했다. 협회는 미국의 화장률이 2045년엔 10건 중 8건이 넘는 81.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3년전 90% 넘어
국민 장례 인식 급변
한국은 이미 화장률이 90%를 넘어선지 오래다. 2019년 88.4%, 2020년 89.9%을 기록한 국내 화장률 2021년 처음으로 90%를 넘어 90.8%에 달했다. 이듬해인 2022년 전국 화장률은 91.7%로 2001년 38.5%에 비해 약 2.4배 증가, 화장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변화했음을 보였다. 2024년 화장률 예상치는 93.5%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