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 앞두고 미국 소비자들 너도나도 구입 서둘러
해외 수입차 가격 최고 1만5천불까지 인상
2분기부터 관세영향 가격인상 가시화 전망
현대차, GM 등 "이때다" 앞다퉈 판촉 나서
#어바인에 사는 이모(48세)씨는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올 여름쯤 새 차를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해 조만간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뉴스 때문이다. 이씨는 "차 가격이 최고 1만달러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하는데 구입을 미룰 필요가 없다"며 "당장 다음주 초 관세 부과가 시작되기 전에 딜러에 가서 봐두었던 차를 사야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일부 미국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인근 렉서스 자동차 딜러의 한인 세일즈맨은 "최근 차 구입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하고 "아무래도 관세로 인한 차 가격 인상을 우려해 고객들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관세 25%를 부과하면 수입산 신차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자동차 관세로 인해 캐나다와 멕시코 등 해외 수입차 가격이 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와 미국내 생산차를 모두 포함한 신차 가격은 평균 8000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평균 11.4%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차 가격이 평균 5만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략 5000달러가 오른다는 의미이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는 특히 신차 가격 기준으로 3만달러 이하 20개 모델 중 절반이 이번 관세에 가장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불룸버그통신은 이처럼 차 가격 인상을 앞두고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이 판촉에 나서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 측은 딜러들에게 이번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라며 "기록적인 판매 달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측은 메모를 통해 관세에 다른 불확실성을 인정하며 여파를 주시한다면서도, 딜러들에게 현 상황을 판매 기회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제러널모터스(GM)도 물량 공급 확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쉐보레 딜러는 지난 사흘간 GM이 평소 한주에 보내는 물량의 2배인 100대 가량의 차량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재고 등을 감안하면 두 달 정도 뒤면 딜러들이 관세가 적용된 물량을 판매할 것으로 봤다. 관세 영향이 5월 중순께 가시화한 뒤 3분기 들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저지주 블룸필드의 한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1~2달 정도면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가격 영향은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