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세입, 과다 추산돼…소득세 대체 주장도 어불성설
작년 기준 관세가 전체 美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고작 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로 수조달러의 세입을 확보해 국가부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소득세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CBS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세가 오르면 결국 소비자가격이 올라 구매가 줄어드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만큼의 세입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아무리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소득세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CBS에 따르면 윌 샤프 백악관 문서 담당 비서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관세로 "약 1천억달러(약 146조원)의 신규 세입이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교적 단기간, 즉 지금부터 1년 동안 6천억달러(약 880조원)에서 1조달러(약 1천467조원) 사이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세가 연간 세입을 증가시킬 수는 있지만 1조달러라는 수치는 터무니 없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1년이 아닌 10년간 약 6천억달러(약 880조원)에서 6천500억달러(약 953조원)가량의 세입을 확보하는 데는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어니 테데스키 예일대 예산연구소 경제학 부문장은 "연평균으로 보면 600억달러(약 88조원)에서 650억달러(약 95조원) 수준"이라며 "수조달러에는 근접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일대 연구소는 또한 관세로 인해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이 평균 13.5% 상승하거나 신차 구매에 6천400달러(약 938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주 발효될 예정인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로는 연간 약 1천500억달러(약 220조원), 10년간 최대 1조5천억달러(약 2천200조원)의 세입이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물가 상승으로 미국 평균 가구의 인플레이션 조정 후 가처분 소득은 매년 1천600달러(약 234만원)에서 2천달러(약 293만원)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를 아무리 높게 부과하더라도 연간 세입은 1조달러 미만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이에 따라 창출되는 연간 세입은 최대 7천800억달러(약 1천143조원)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킴벌리 클라우싱 피터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물건을 50% 더 비싸게 만들면 모든 사람이 같은 양을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관세로 상품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이게 돼 세입이 관세 증가분과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관세로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제학자들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피터스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이로 인한 세입은 소득세 수입의 40% 미만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소득세 세입은 2조달러(약 2천932조원)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전체 연방 세입 4조9천억달러(약 7천184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70년간 관세가 연방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더라도 2%를 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