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대로는 대선 필패" 탈당 촉구…김문수 "무책임" 홍준표 "시체 난도질"

지도부, 신당 움직임에 "해프닝"…윤상현 "尹도 신당 반대, 국힘에 힘실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 사이에서 18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에 대한 승복 없이 지지층 결집용 메시지를 잇달아 낸 가운데,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그의 이름을 딴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다 보류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한 '해프닝'이라는 게 지도부와 친윤(친윤)계 의원들의 공통된 반응이지만, 일부 주자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발언이 이어졌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다. 전직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공개 촉구했다.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없이 외연 확장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유정복 후보는 당 주최 비전대회에서 "윤보명퇴(윤석열 전 대통령은 보내드리고 이재명은 퇴출하고)"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양향자 후보는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려면 극우와의 '절연'이 필수"라며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의 지지세를 등에 업으려고 '구걸 전략'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후보는 비전대회 후 윤 전 대통령 탈당론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저는 (당대표 시절인) 12월에 당 윤리위원회에 (당시 윤 대통령의) 제명까지 요청드린 바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탄핵에 반대했던 '반탄파' 주자들의 경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론'에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경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 기반인 당원과 보수층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비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잘못한 것도 우리 당이 책임지고, 잘한 것도 우리의 성과라고 봐야 한다"며 "탈당시키고 잘라내는 것은 책임 없는 정치"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의 탈당 요구와 관련해 "시체에 또 난도질하는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는 것이 '시체 난도질'이냐"고 반박했다.

나경원 후보는 "대선 경선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고, 이철우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탈당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담당했던 변호인단은 전날 이른바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가 반나절 만에 보류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인사들이 나서서 적극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옥 당 대선준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나 시각에 맞지 않아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민 원내대변인도 "신당 창당은 젊은 지지자들 위주로 의견을 표출할 수는 있지만 현실로 진행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그쳤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이같은 신당 창당 움직임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고 윤상현 의원이 전했다.

윤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제(17일) 통화에서 '지금은 신당 창당을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야지 분열할 때가 아니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정진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