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혐오와 대결을 넘어서서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 우리가 꿈꾸었던 완벽한 대동 세상은 못 될지라도 이웃이 경계해야 될 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진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그런 공동체를 꼭 만들겠습니다. (중략)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입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공평하게 기회를 함께 누리는 억강부약의 대동 세상을 우리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억강부약의 대동 세상'은 이 대통령 자신이 정치를 하는 이유로 밝혀온 지론이기도 합니다.

억강부약(抑强扶弱. 누를 억 강할 강 도울 부 약할 약)이 뭔가요? 글자 그대로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그는 억강부약의 기질이 있어, 항상 힘있는 자들의 횡포와 부당함에 맞서 힘없는 자들의 편에서 싸웠다'라고 사전은 예문을 제시합니다.

대동(大同)은 뜻이 세 가지입니다. 온 세상이 평화롭게 함께 번영함, 각각의 세력들이 한덩어리로 크게 뭉침, 조금 차이는 있어도 대체로 같음, 이렇게 말입니다. 

세 번째 의미는 대동소이(大同小異)와 같아 보입니다. '같을 동(同)'이 쓰인 다른 사자성어도 떠오릅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 크게 같은 것을 찾고 작은 차이는 둠)와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한데 어울리지 아니함)입니다. 억강부약의 대동 세상을 이루려면 필요한 덕목입니다.

선거 기간 이 대통령은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설의 마무리 발언은 그것의 변주입니다.
"우리가 겪는 이 잠시의 어려움은 위대한 역량을 가진 우리 국민들이 힘을 합쳐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중략)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다른 색깔의 옷을 잠시 입었을지라도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똑같은 대한국민들입니다.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한글을 일컬었던 훈민정음(訓民正音.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이것을 민음(民音. 백성의 소리)과 훈정(訓正. 새김이 마땅하다)으로 나누어 의미를 다시 풀면 '백성의 소리를 새김이 마땅하다'가 됩니다. 과거 인기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화 한 장면의 이 귀띔은 불변의 참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