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식당들 '줄폐업' 수난시대…지난해 100여곳 문 닫아, 올해도 이미 50곳이나 셔터 내려
[뉴스인뉴스]
산불·이민단속에 비용 상승 매출 급감
내로라하는 유명 레스토랑들도 못버텨
업주들 "LA 월드컵·올림픽 특수 기대"
한인타운 내 한인 식당을 포함해 LA 식당들의 수난 시대다. 유명 식당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지난해 1월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중식당 용궁이 4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대신 또 다른 대표 중식당인 홍연이 용궁 자리에 문을 열었지만 올해 7월 임시휴업 표지와 함께 또 다시 문을 닫고 말았다.
폐업 현상은 한인 식당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6가와 옥스퍼드 애비뉴에 위치한 '히얼즈 룩킹 앳 유'는 지난 5월 폐업했다. 올해 릫LA 최고의 레스토랑 101릮에서 15위에 올린 유명 식당의 폐업은 충격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운타운의 인기 식당인 차차차는 오는 10월 안에 폐업할 예정이다. 업주는 "다운타운에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로 손님 발길이 줄었고 이로 인한 손실로 사업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폐업 이유를 설명했다.
LA 요식업계에 폐업 현상이 나타난 데는 팬데믹 이후 식당 방문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초 발생한 대형 산불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불법 이민자 단속 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타운을 비롯해 LA에서 폐업한 식당은 줄잡아 1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폐업한 식당은 65곳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54%나 폐업 식당이 늘었다. LAT는 "올해는 추가로 50곳이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기를 끌던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LA 외식업계가 쇠퇴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전했다.
폐업 대열에는 한인들의 입맛을 잡던 식당도 포함돼 있다. 6가 채프먼 플라자에 있던 토끼는 2년 만에 문을 닫았고, 한국식 기사식당도 문을 연 지 6개월도 안돼 폐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LA 식당들의 폐업 원인은 복합적이다.
올해 1월 발생한 대형 산불은 1만5000채 이상을 전소시키면서 팬데믹처럼 주민들을 집에 붙잡아 두면서 많은 식당이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도 식당 줄폐업의 또 다른 이유다. 6월 당시 연일 시위가 벌어져 다운타운에 야간 통금까지 시행되자 한인타운으로 시위대가 진출해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인타운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업주는 "식재료와 인건비 등 운영 경비가 급등해 마진을 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ICE단속에 따른 심리적 위축으로 손님 발길이 줄어든 것은 식당 매출엔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식당의 줄폐업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주고용개발국(EDD)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요식업계 일자리 36만9100개가 감소했다.
하지만 줄폐업의 상황에서도 LA 요식업계는 재기의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 김용호 회장은 "현 상황은 어렵지만 손홍민 효과는 LA 전체 요식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년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 개최에 따른 특수가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