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 주택금융청, 모기지 심사 기준 반영 새 지침 발표…'밴티지 스코어릫 점수 사용 허용

[경제진단]
가상화폐 자산 인정 이어 주택 시장 큰 변화
"미국내 수백만 세입자들 내집 장만 희소식"

연방 주택금융청(FHFA)이 렌트 납부 내역을 모기지(주택담보대출)심사에 반영하도록 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 세입자들의 주택 구입이 한층 쉬워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침은 그동안 신용카드나 대출 기록 중심이었던 신용 평가 체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로, 미국 내 수백만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빌 펄트 FHFA 국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제부터 신용 점수 생태계에 대한 경쟁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대출 기관이 밴티지 스코어(Vantage 4.0) 점수를 사용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모기지 심사 신용 기록에 신용카드와 대출뿐 아니라 월세 납부 내역도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 등 정부 보증기관(GSE)들을 감독하고 있는 FHFA는  최근 가상화폐 자산을 대출 심사 자산으로 인정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이번엔 임대료 납부 이력까지 포함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주택 모기지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주택 구매자들은 FICO 점수를 기반으로 대출 자격을 평가받아 왔지만, 월세 납부 내역은 반영되지 않아 세입자들에게는 불리한 구조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릮밴티지 스코어릫라는 대안적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월세 성실 납부도 신용 점수 향상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미 2022년 연방주택청은 일부 정부 보증 대출에서 첫 주택 구매자에 한해 긍정적 월세 기록을 인정해 왔으며, 이번 조치는 사실상 주택구입 자격 요건을 크게 확대하는 조치다.
레드핀(Redfi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변화는 신용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대출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며 “실제론 수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나 대출 없이도 성실히 월세를 내며 재정 관리를 해왔는데, 이제 그런 노력이 신용 평가에 반영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얼터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간 주택가격을 감당하려면 가계 소득의 평균 44.6%를 주택 비용에 지출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는 권장 기준인 30%를 크게 초과한 수준이다. 이처럼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월세 이력이 대출 자격에 반영된다면 주택 구매자의 저변을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경제학자 조엘 버너는 “대다수 세입자들에게 월세는 가장 중요한 지출이며, 이는 곧 모기지 납부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유사한 지표”라며 “그동안 이처럼 책임감 있게 매달 렌트를 낸 기록이 대출 자격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불합리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