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총 8620만 가구, 전년 대비 0.1% 감소…가격 폭등·모기지 금리 인상 주원인
[경제진단]
임대 가구 4640만 가구, 2.6% 증가 대조
LA지역 주택 소유율 46.4%, 절반도 안돼
최근 모기지금리 6%대 중반 하락 고무적
미국의 주택 보유율이 2016년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레드핀(Redfin)이 미 인구조사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2분기 주택 보유 가구 수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 8620만 가구에 그쳤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와 2021년 초부터 2023년 10월까지 두 배 이상 치솟은 모기지 금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기간 임차 가구가 2.6% 늘어나 4640만 가구에 달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같은 임차 가구 증가율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증가 폭이다.
레드핀은 “미국의 주택 보유자 수가 성장을 멈췄다”고 지적했다.
첸 자오 레드핀 경제리서치 책임자는 “집값 상승, 높은 모기지 금리, 경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늦추면서 주택 구매 시점도 늦춰지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도 덧붙였다.
겉으로 보기엔 0.1% 감소가 미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오르던 흐름이 꺾였다는 점에서 부동산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주택 중위 매매가는 전년 대비 1.4% 오른 44만3867달러로, 역대 7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 금리는 현재 6.56% 수준으로 팬데믹 당시 최저치의 두 배가 넘는다. 주택 구매를 미루는 세입자가 늘면서,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 형성’ 기회를 잃는 셈이다.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닉 마지울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금 미국에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백만장자 세입자’가 있다”며 “현 상황에선 금리와 가격을 감안했을 때 매입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도시별 편차는 컸다. LA의 주택 소유율은 46.4%에 불과했고, 세입자가 절반을 넘는 53.6%였다. 뉴욕도 49.4% 대 50.6%로 비슷했다. 샌디에고, 라스베rk스, 샌프란시스코, 샌호세 역시 소유율이 50%를 간신히 넘겼다. 대도시일수록 집값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플로리다 노스포트는 소유율이 79.5%로 대형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최근 모기지 금리는 6% 중반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 치솟는 집값과 불확실한 경기 전망이 겹치며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가구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