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용의자 2명 묵비권 행사"

보석을 도난당하면서 보안이 허술했다고 질타받고 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장에게 전세계 박물관장들이 연대의 뜻을 보냈다.

뉴욕 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 이탈리아 보르게세 갤러리,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 등 세계 57개 기관 관장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관장에게 지지를 표했다.

이들은 "우리 기관들도 세상의 잔혹함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늘날 점점 더 폭력적인 행위들에 직면하고 있다"며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어난 일은 박물관 전문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위험은 우리 각 기관에 도사리고 있다"며 "작품이 전시되는 순간 그 위험은 작품 하나하나에 드리워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은 "박물관은 지식과 감동이 전해지는 공간으로, 방문객에게 즐거움과 사색의 순간을 선사한다"며 "과거로부터 배우고 현재를 조명하며 소장한 걸작들과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곳"이라고 박물관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물관은 요새도, 금고도 아니다"라며 "예술과 관람객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개방성과 접근성 속에서 그 존재 이유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이번 도난 사건은 그저 루브르 박물관만이 공격받은 게 아니라 박물관의 가장 근본적인 사명인 인류의 공동 유산을 최대한 많은 이들과 공유하려는 노력 자체가 공격받은 것"이라며 "시련을 겪는 동료들과 데카르 관장에게 진심 어린 지지를 표한다"고 전했다.

루브르 박물관에는 지난 19일 오전 최소 4인조 절도범이 왕실 보석 전시관에 침입해 약 1천499억원의 가치를 지닌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 중 해외 도피를 계획하던 용의자 2명은 25일 밤 수사 당국에 체포됐으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도난당한 보석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