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 1700명 자르는 명품 기업 ‘버버리’
[영국]
전 CEO 28억 퇴직금, 새 CEO 9달간 48억 지급
올들억 1231억 적자 경영난…직원 5분의 1 감원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경영 위기’를 이유로 전 세계 1700명 직원을 대량 해고하는 와중에도 신임 최고경영자(CEO)에게는 9개월 만에 무려 48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수를 안겨줘 논란에 휩싸였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버리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조슈아 슐만 신임 CEO가 취임 후 9개월간 총 260만 파운드(약 4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슐만은 기본 연봉 135만 6000파운드(약 25억원) 외에도 120만 파운드(약 22억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그가 미국에서 영국으로 이주하는 데 든 비용과 새 집 구입비 16만 파운드(약 5억원)도 회사가 부담하고 향후 1년간 매달 2만 5000파운드(약 4700만원)의 ‘주거 수당’도 지급한다.
그뿐아니다. 올해 슐만은 보너스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560만 파운드(약 104억 5000만원)까지 챙길 수 있다. 만일 3년 내 버버리 주가를 2배로 올리면 360만 파운드(67억 2000만원)의 추가 보너스가 지급된다. 슐만은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의 전 대표로, 버버리의 실적 회복을 위해 지난해 영입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해 7월 물러난 전임 CEO 조나단 아케로이드에게도 1년치 급여와 연금 등 약 150만 파운드(약 28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아케로이드는 2021년 취임한 지 3년도 채 안 돼 회사를 떠나면서 돈방석에 안게된 것이다.
전현직 CEO에 대한 이런 거액의 보수는 버버리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버버리는 지난해 3억 8300만 파운드(약 7145억원) 흑자에서 올해 6600만 파운드(약 1231억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이달 들어 버버리는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7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