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외위원장 간담회…"당 살리려는 몸부림, 주류·기득권 의원 거부시 임기 무의미"
"내가 선거 때 얼굴마담인가…혁신 못 하면 역사 뒤안길로 국힘 사라질 것"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선거에 이긴 정당처럼 행동하는 태도가 통탄스럽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를 마친 다음 기자들에게 "개혁 추진 의사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을 살리려고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데 당 주류와 기득권 의원들이 거부한다면 임기를 채우는 게 의미 없다"며 "당원에게 의견을 묻는 것조차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이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많은 시민께 우리가 선택받지 못했는지, 과거를 처절히 반성하고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이) '둥근 게 좋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개혁안에 대해 추진할 것인지 말 것인지 답을 달라"며 "개혁안을 내세우는데 임기가 어떻고, 절차가 어떻고, 정당성이 어떻고 그런 건 개혁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젊은 정치인에 대한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내가 선거 때 얼굴마담이었나. 비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을 받고 나서 어떤 사설에서 '얼굴마담'이라고 조롱하던데, 선거 끝나고 특정한 분들이 세운 계획, 생각대로 제가 다 따라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거론하며 "이 후보가 왜 (국민의힘을) 나갔나. 우리 당에서 젊은 정치인을 어떻게 대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김문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상향식 공천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도 "이제는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누구도 예상조차 하지 못한 수준의 혁신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했고 명백한 잘못에 대해 외면했기 때문"이라며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 충격과 실망을 우리 국민들은 표로써 심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패배는 단순히 정권을 내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 마지막 보루가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조다운 기자 ge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