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강력 이민 단속에 한인 업체들 '불안 불안'…소요사태 겹쳐 "죽을 맛"

[뉴스포커스]

한인 의류업·요식업계'인력난' 직격탄
자바시장 집중 단속 이후 직원들 '꽁꽁'
식당 "가뜩이나 불경기에 폐업도 고민"

"2014년 9월 자바시장 급습이 떠올라 두려웠다." 지난 6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롯해 연방 관계 당국의 요원들이 자바시장 내 한인 대형 의류업체인 앰비언스를 급습한 것을 놓고 한 블럭 떨어진 곳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주의 말이다. 그 아픈 기억이 이번에 불법체류자 체포라는 명목으로 한인 의류업계에 또 다시 재연됐다. 이 업주는 "관세 폭탄도 충격이었지만 이번 불체자 단속의 강도는 더 센 것 같다"며 "그나마 버틸만 했는데 불체자 단속에 따른 직원들 동요로 심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 이민 단속의 여파는 한인 요식업계도 흔들고 있다. 불법체류 직원은 말할 것도 없고 합법적인 신분의 직원도 이민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고 출근을 피하고 있어서다. 
타운내 한 식당 업주는 "직원들의 출근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줄어든 일손이 더 부족해져 식당 운영이 점점 더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ICE의 불법체류 단속의 주요 타깃은 의류업계와 외식업계다.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ICE가 특별한 허가 없이 업소에 진입할 수 있어 불법 이민 단속이 쉽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지난 주 ICE의 사업장 진입 단속의 직격탄은 한인 의류업체들에겐 큰 타격이 됐다. 의류업체 업주들은 다음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직원들이 체포나 추방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출근을 꺼리고 있다. 여성복 전문업체 업주는 "이번엔 우리가 불체자 단속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시위가 격화되면서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이 늘어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 차원의 대응책도 딱히 없다. 한인의류협회 브라이언 이 회장은 "한인 업체뿐 아니라 타인종 업체들도 이민 단속 요원들이 들이닥칠 가능성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요식업계도 마찬가지다. 각종 경비가 크게 오르면서 직원을 줄일 만큼 줄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올유캔잇 고깃집 업주는 "이민자 단속이 있자 남미계 고객들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에 직원마저 나오지 않으면 식당을 운영할 수 없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한식당 업주는 "ICE가 오면 빨리 도망가라고 밖에 해줄 말이 없다"며 "직원 달래는 것도 한계"라고 말했다.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 김용호 회장은 "불경기에 인력난까지 더해져 식당 업주들 걱정이 태산"이라며 "LA한인회를 비롯해 관련 단체와 함께 사태 추이를 보면서 공조해 나갈 생각이지만 암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