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美 이란 공격 '막전막후

B-2 노출은'미끼', 실제 공격 전투기는 '은폐'
극소수 핵심 지도자만 알고 철저히 비밀 진행
이란에 2주 협상 시한… '현대판 트로이 목마'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를 따돌린 채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심야의 망치'라는 의미) 작전을 성공시켰다. 미국이 극비리에 단행한 이번 대규모 공습 배경에는 '눈속임' 작전과 '트로이 목마'전술, 이스라엘의 전폭 지원 등이 자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댄 케인 미군 합동참모의장은 작전 다음 날인 22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B-2 폭격기 일부가 태평양으로 향한 것은 '미끼'였고, 이는 전술적인 기습을 위한 것"이라며 "'기만 작전'은 미 정부와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극소수의 핵심 지도자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0시(미 동부시간) B-2 폭격기 일부가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 출발, 태평양을 향해 서쪽으로 비행했다. 당시 외신들은 이들이 괌으로 이동해 이란 공격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B-2 스텔스 폭격기 7대가 동쪽으로 향했다. 동쪽으로 향했던 폭격기는 약 18시간 후 이란 포르도와 나탄즈 핵시설에 '벙커버스터'폭탄 총 14발을 투하했다. 철저한 '눈속임'작전을 쓴 셈이다.
이를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괌으로 '미끼' B-2를 보낸 것이 기만 작전의 핵심"이라며 "언론이 괌 이동에 집중하자, 이란은 며칠 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 싱크탱크인 미첼항공연구소의 더그 버키 소장은 "미국은 일부 폭격기는 일부러 탐지되게 하고, 나머지는 스텔스 상태를 유지하는 '은폐-노출'전술을 썼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2주 협상 시한을 준 뒤 사흘 만에 공격한 것은 현대판 '트로이 목마' 작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은 무력 사용보다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미국이 실제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만류할 생각을 하긴 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적극적 지원도 이번 작전에 크게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을 승인한 17일부터 이스라엘과 작전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느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질문에 "이란 남부 방공 시스템을 제거해 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핵시설에 폭격기를 접근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작전 시작 전 48시간 동안 수차례 공습해 이란의 대공 방어력을 약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