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여행비자로 한국서 영어 안 가르치나"
[뉴스진단]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한국인 구금사태'언급
"한국에서는 허용, 美는 절대 안돼…문화 차이"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를 두고 “대미 직접 투자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 간 협력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는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다는 게 온갖 불이익을 받거나 (설립이) 어려워질 텐데 ‘이거 해야 되나’ 고민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매우 당황스러운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이렇게 장기·영구 취업한 게 아니고, 시설장비 공장을 설립하는 데 기술자가 있어야 장비를 설치할 것 아닌가”라며 “미국에는 그럴 인력이 없고, 일할 사람들 체류하게 해달라는 비자는 안 된다고 하니까 (한국 기업은) 잠깐 가르치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대미 투자와 관계된 비자 발급 문제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자 발급에서 좀 ‘정상적으로 운영해달라’ ‘TO(여유분)를 확보하든지 새로운 유형을 만들든지’ 협상도 하고 있다”며 “미국도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면 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현재 상태라면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을 향해 해묵은 과제인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규모 대미 투자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사실은 당황스럽다”며 “그런데 이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인들이 여행비자로 학원에서 영어도 가르치고 있지 않나. 우리는 ‘뭐 그럴 수 있지’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쪽(미국)은 ‘절대 안 돼’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더군다나 이민국 정책이 ‘불법 이민 취업은 절대 안 된다’여서 온갖 과격한 모습으로 이렇게 추방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거기에 한 케이스로 아마 단속됐던 것 같다”며 “한·미 간 협력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는 그렇게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은 단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구금된 한국인의 귀국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 이유를 두고 “백악관의 지시다. ‘자유롭게 돌아가게 해라. 그러나 가기 싫은 사람은 안 가도 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어서 일단 중단하고 행정절차를 바꾸느라 그랬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