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말 '한인단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틀린 얘기가 아니다. 이번엔 LA한인축제재단이다. 전 회장이었던 이사가 '공금 문제'로 제명됐고 진실공방이 펼쳐졌다. 전 직원으로부터 소송도 얽혔다. 한 단체의 이사가 제명되는 것은 어찌보면 상당히 큰 일인데 여기저기서 반복되다 보니 이젠 대수롭지 않아 보일 정도로 면역이 됐다.

 한인 단체들마다 말이 많지만 특히 돈이 관련되면 '싸울 가능성'은 급상승한다. 

 현재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한인 비영리단체를 꼽으라면 한미동포재단과 LA한인축제재단이 대표적이다. 아쉽게도 두 단체가 모두 '돈 때문에' 분규에 휩싸였다.

  단체 입장에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전체 한인사회 측면에선 그저 '그들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납득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동포재단 분규 문제는 LA타임스 등 주류언론에 까지 보도되고 급기야 검찰까지 나서는 등 '어글리 코리안'이미지를 여지없이 부각시켰다.

 동포재단 문제야 그렇다치더라도 44년째 한인 축제를 개최하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축제재단의 이번 불상사는 아쉽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LA시청 앞 광장에서 전야제를 마련하는 등 LA시 정부 및 주류 커뮤니티와 본격적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하면서 큰 기대를 모아왔는데 말이다.

 이번 제명 사태가 이전의 문제들과 달랐던 점은 재단 설립이래 처음으로'외부감사'를 통해 불거졌다는 것이다. 물론 외부감사 기관 선정이나 감사 자체가 정확히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 "외부감사는 필요했고 재단이 좀 더 투명해지고 잘되기 위해 필요했던 사안"이라는 것이 축제 재단측의 설명이다. 다시말하면 '성장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에 대해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서로에 대한 감정은 상할대로 상했다. 재단측은 향후 회의를 통해 제명된 박윤숙 전 회장(이사)에게 법적으로 책임을 묻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전 회장도 비록 재단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나온다면…' 맞서겠다는 태세다. 자칫하면 양측이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모양새다. 동포재단 처럼 말이다.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 법정 공방도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매년 한인 축제에 참여하고 자부심을 키워가던 1.5세 2·3세 한인 젊은들에겐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건강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성장해가는 그들에게 "'성장통'이니 이해해 달라고?

 더이상 답답한 일은 없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