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300만명 백지투표·106만명 무효표 처리 '주목'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프랑스 대선이 무장경찰들의 삼엄한 테러 경비 속에서 치러진 가운데 수도 파리의 유권자 10명 중 9명은 에마뉘엘 마크롱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파리에서 중도 신생정당 '앙마르슈' 후보인 마크롱은 89.68%(84만9천명),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은 10.32%(9만8천명)를 각각 얻었다.

파리에서의 마크롱 득표율은 인구 기준으로 프랑스내 상위 5대 도시에서 가장 높았다.

3대 도시인 남동부 리옹(84.11%)과 남부 툴루즈(82.97%)에서도 마크롱은 전국 득표율(66.06%)보다 훨씬 높은 80%대를 거머쥐었다.

이와 비교할 때 남부 해안도시 니스(60.14%)에선 득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니스는 2016년 7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에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대형 트럭을 몰고 군중에 돌진해 84명이 숨졌고 100여명이 다치는 대형 테러가 발생했던 곳이며, 르펜의 거점으로 평가된다.

수도 파리도 2015년 11월 바타클랑 극장 등 동시다발 테러로 13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테러를 겪었지만, 반유럽·반이민·반이슬람 등을 내건 르펜과 이를 거부한 마크롱에 대한 반응은 니스와 달라 눈길을 끈다.

마크롱은 당선 확정 후 루브르박물관 앞에서의 연설을 통해 프랑스인들이 극단주의를 위해 다시 투표할 이유가 없도록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선투표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대목은 르펜에게 투표한 유권자들보다 기권한 유권자들이 더 많았다는 점이라고 BBC는 꼽았다.

르펜은 1천60만표를 얻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이보다 많은 1천200만명이었다.

특히 유권자 300만명(8.49%)은 백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고, 106만명(3%)이 던진 표는 무효 처리됐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