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 확산…NYT 후속보도 
FT "클린턴의 러시아 비위 정보 암시하는 이메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정부가 아버지의 당선을 도우려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스캔들에 트럼프 주니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나기 전, 이 만남과 관련한 한 통의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 롭 골드스톤이다. 아갈라로프는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의 지난해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골드스톤이 트럼프 주니어에게 보낸 이 이메일에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고자하는 러시아 정부가 이 정보의 출처라고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이메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주니어 측이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수 있는 정보를 넘겨받기 위해, 그것도 그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한 상태에서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는 얘기가 된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이 작년 대선 기간 러시아 측과 만났다는 사실이 9일 NYT 보도로 처음 알려지자 성명을 내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인의요청으로 만났을 뿐 그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태와 관련이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미국 수사 당국은 적어도 이 이메일에 깊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의혹이 확산하자 트럼프 주니어는 상원 정보위에 출석해 회동의 경위에 대해 증언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주니어의 변호인으로 10일 고용된 앨런 퓨터파스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측과 만남의 성격, 내용 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요점은 트럼프 주니어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퓨터파스가 자사의 질의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골드스톤이 트럼프 주니어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민주당 대표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러시아 문제를 다루면서 저질렀다고 알려진 비위와 관련한 정보를 사람들이 갖고있음을 암시했다"고 말했다.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가 클린턴의 '러시아 비위'와 관련한 정보를 암시했다는 것이다.

퓨터파스는 "트럼프 주니어가 이메일을 받고 든 생각은 누군가 선거에 도움이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고, 그것이 그가 알던 누군가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FT는 전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만남에 대해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트럼프 주니어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누구와도 공모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