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의 '클로이 김', 피겨스케이트의 '미라이 나가수'와 '나단 첸'

[생각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서 미국 빛낸 '아시안 아메리칸'선수들
열광적인 응원속 영웅 대접 불구 美 주류언론들은 홀대
LA타임스,"헌신적인 부모들의 아메리칸 드림 기억해야"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클로이 김은 "사람들이 저한테 '어디서 왔냐'(Where are you from?)고 자꾸 물어봐요. LA라고 대답하면 '아니, 진짜 어디서 왔냐고'라고 물어봐요. 롱비치에서 태어났다고 하면 '아니 진짜 진짜 진짜 어디서 왔냐고' 또 물어봐요"라고 말했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아시안 아메리칸은 모두 14명. 최근 LA타임스(LAT)는 클로이 김을 비롯한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하면서 미국의 위상을 높혔지만 이들을 바라보는미국인의 시각은 여전히 왜곡돼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왜곡된 시각은 미국의 언론에 의해 대변되고 있어 미국 주류 언론의 반성을 촉구했다.

LAT는 스노보드의 클로이 김, 피겨스케이트의 미라이 나가수와 나단 첸 선수를 거명하며 이들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 아니라 미국 대표팀의 얼굴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내내 이들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선전을 보도하는 미국 주류 언론의 태도는 아시안 아메리칸을 홀대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그런 홀대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고국과 문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는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을 제대로 정확하게 발음해서 방송하지 못했다.

여기에 CNN은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 중 하나인 개고기 식용 문제를 한국 문화 전체 맥락에서 설명하지 않은 채 미국식 사고 방식으로 보도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냈다. 또한 아시안 아메리칸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미 전역에 중계되는 예가 극히 드믈기도 해 주요 뉴스로 다뤄지지 않았다.

결국 미국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산다는 것은 마치 별볼일 없어 잊혀진 팀의 일원으로 사는 것과 같은 존재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미국 주류 언론들의 아시안 아메리칸에 왜곡과 홀대의 역사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당시 타라 리핀스킨이 동료인 미셸 콴을 꺾고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MSNBC닷컴의 기사 제목은 "미국 선수가 콴을 제압했다"였다. 아시안 아메리칸인 콴의 이름 어느 곳에도 '동료'라든지 '미국선수'라는 수식어는 없었다.

미국 주류 언론이 아시안 아메리칸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LAT는 올림픽을 통해 '미국인'으로 규정할 수 있는 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들 아시안 아메리칸 선수들 뒤에 있는 부모들이 바로 그 대상이다. 클로이 김의 부친인 김종진씨와 일본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미라이 나가수의 부모. 이들 부모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없었다면 이들 아시안 아메리칸 선수들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품고 살아 온 이들 부모 세대들 역시 미국이 품어야 할 대상인 셈이다.


미라이 나가수 나단 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