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지구촌 날씨가 미쳤다"…추운 유럽·훈훈한 북극
유럽 추위 심각, 눈내린 바티칸서 썰매·스키 등장
북극은'영상 2도'최고 기온, 이상 기후 역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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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훈풍이 불자 유럽이 얼어붙었다. 그야말로 "지구촌 날씨가 뒤집히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겨울철 날씨를 '거꾸로'바꿔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지구촌 날씨의 '역전'은 극적인 수준이다. 시베리아 한랭 전선이 유럽 전역에 영하의 기온을 퍼뜨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야자수가 늘어진 지중해 인근 남유럽 해안에는 소복한 눈이 깔렸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사람들이 스키를 탈 정도다.

반면 3월까지 해를 볼 수 없는 북극의 기온은 지난 2월 25일 북극점 기온이 1958년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영상 2도를 기록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로마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북극에선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그린란드 동부와 북극 지방의 평균 기온은 평년에 비해 약 15도나 높았다. 전문가들의 트위터엔 "미쳤다" "정말 이상하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원래 북극에선 10~3월 동안 24시간 내내 해도 뜨지 않는 영하 20도의 혹독한 날씨가 이어지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바닷물이 동결한 얼음을 가리키는 해빙(海氷) 면적은 50여년의 관측 역사상 가장 작은 규모로 축소됐다. 스발바르제도 일대 해빙은 지난 26일 1981~2020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노르웨이 당국이 밝혔다.

이는 심각한 이상 현상이다. 미국 태평양개발환경안보연구소의 피터 글레익 소장은 "북극이 지금 얼마나 더운가?"라면서 "어느 겨울보다 덥다. 인류가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우리 행성을 근본적으로 변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북극에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자 북극의 찬 공기 폭탄은 남쪽 유럽을 급습했다. 온난다습한 겨울로 유명한 지중해 인근 유럽 국가들은 이상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이상 한파로 인해 유럽 전역에선 2월 23일부터 최소 24명이 추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극은 훈훈한 날씨로 얼음 해빙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선 길거리에서 스키를 탈 정도로 이상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