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화제]

펜스 부통령 가족 키우는 토끼의 하루 그린 그림책에 도전
보수성향 꼬집은 코미디언의 패러디 동화책이 1위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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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7~12세용…"'동성애 토끼'가'가족 토끼'에 앞섰다"
대인배 펜스 딸 "둘다 수익금 자선단체 기부…취지는 같아"

'보수 토끼(conservative bunny)'와 '게이 토끼(gay bunny)'의 대결. 3월 중순 미국 출판계에 성격이 정반대인 두 마리의 '토끼'가 뛰어들어 책 시장을 달구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먼저 나온 책은 독실한 크리스찬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가족이 집에서 키우는 토끼 '말론 번도(Marlon Bundo)'의 하루를 그린 그림책이다. 펜스의 큰딸 샬럿(24)이 글을 쓰고, 아내 캐런이 그림을 그렸다. 샬럿은 평소 이 토끼 사진을 사진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말론 번도'는 이미 미국에선 나름대로 스타였다.

그러자 미국의 코미디언 존 올리버가 이를 패러디한 '말론 번도의 삶'이란 책을 지난 18일 자신의 HBO 채널 심야 시사 풍자 쇼에서 소개했다. 그림책의 글은 올리버 쇼의 작가가 썼다.

매체에 따르면 두 책 모두 7~12세용이지만 존 올리버의 그림책은 다소'파격적'이다. 올리버 그림책 속의 토끼 '말론 번도'는 동성애 수컷 토끼로 어느 날 정원에서 복슬복슬한 수컷 토끼 '웨슬리'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 두 토끼는 '수컷끼리는 결혼할 수 없다'는 법령에 맞섰고, 결국 고양이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는 스토리다. 성(性)소수자의 권익을 외면하는 펜스 부통령의 철저한 보수 성향을 조롱한 책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올리버는 자신의 쇼에서 "이 책이야말로 진짜 아이들을 위한 책이며, 이 책을 사야 펜스를 열받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펜스 가족의 책은 좀 더 '전통적'이다. '말론 번도'의 성적(性的) 취향도 언급하지 않는다.

판매성적은 일단 올리버의 '게이 토끼'그림책이 앞섰다. 21일 현재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다. 심지어 선(先)주문이 쏟아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곧 나올 회고록까지 2위로 밀어냈다. 이에반해'보수 토끼'책은 4위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의 딸 샬럿은 올리버의 조롱 섞인 그림책에 대해 '대인배'처럼 답했다. 그는 20일 폭스 TV 인터뷰에서 "두 책 모두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니까 우리의 취지는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 토끼'책의 수익금은 반(反)인신매매 활동을 하는 단체에, '게이 토끼'그림책의 수익금은 성(性)소수자의 인권과 AIDS 환자 치료를 위한 단체에 보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