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원·달러 환율 100원 가까리 급락
 

[뉴스진단]

2월 1240원대→4월 1140원대, 너도나도 달러 '환전'

"갖고 있다 나중에 바꿔 송금"…금리인상 시기 관건

 미국 유학생 자녀를 두고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후반의 기러기 아빠 A씨는 최근 5000만원 정도를 환전했다. 약 두달만에 달러값이 100원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6월 유학비 송금 전까지 외화예금에 달러를 넣어두기로 했다. 혹시 있을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중순 124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이 한달새 1140원대로 떨어졌다. A씨와 같은 '기러기 아빠'들도 모처럼 웃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다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기러기 아빠들은 마음이 바쁘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3.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달 16일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이 1193.3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여만에 50.2원이 떨어졌다. 

 자녀를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나 여행을 위해 외화를 사는 경우가 많은 일반인들은 환율 하락이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로 살 수 있는 달러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환업계에서는 "달러 인덱스가 지난해 이후 형성된 박스권 하단부까지 하락했다"며 "달러 인덱스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현 시점인 1100~1150원대 수준에서 달러를 살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 은행의 PB센터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달러가 올랐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 등 달러 실수요자들이 단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현 가격대가 달러를 사기 괜찮다"면서도 "일부에선 환율이 1140원대에 안착할 때까지 기다리며 수십억원의 자금을 준비 중인 큰손들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외환업계에선 환율 등락 흐름이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6월 이전에 달러를 사야한다는 얘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6월 이후 최소 1~2번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달러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6개월 정도 내다보면 달러가 다시 13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