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밀레니엄세대 조사… 클린턴 61%, 트럼프 25% 지지
트럼프는 공화당에 마이너스, 샌더스는 민주당에 플러스 효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가 대결할 경우 미국 청년층은 압도적으로 클린턴 전 장관에 투표할 것이라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IOP)가 18~29세 밀레니엄세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투표의사가 있다고 답한 사람 중에 클린턴 61%, 트럼프 25%로 나타났다.

특히 샌더스 의원에 호감을 가졌다고 밝힌 응답자 중 80%가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클린턴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이 7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되더라도 샌더스를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청년층의 실망감 때문에 이들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클린턴에게 청신호라고 미국 언론들은 풀이했다.

특정 후보를 상정하지 않고,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선택하라고 했을 때 1년 전 조사에선 민주당 55%, 공화당 40%로 나왔던 것이 이번 조사에선 민주당 61%, 공화당 33%로 나타나, 양당 간 지지도 격차가 거의 2배로 크게 늘어났다.

이런 조사 결과들에 대해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IOP측 설명을 인용, "트럼프 탓이 크다"고 말했다.

IOP의 존 델라 볼프 조사국장은 "지난 2008년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것과 같은 역할을 지금 트럼프가 하고 있다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호감도 조사에선 트럼프에 대한 호감이 17%, 비호감 74%로 비호감이 57% 포인트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존 케이식, 테드 크루즈 등 다른 공화당 주자들의 경우 비호감이 호감보다 각각 9, 29% 포인트 많은 것으로 미뤄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도 트럼프에 극단적인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년층에서 트럼프의 지지도는 지난 1972년 현대적 여론조사가 실시된 이래 공화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클린턴도 비호감이 호감보다 16% 포인트 많았지만, 샌더스만 유일하게 호감 54%, 비호감 31%로 호감이 23% 포인트 높았다.

청년층 사이에서 트럼프가 잠재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을 공화당으로부터 등 돌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샌더스는 잠재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민주당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세대 각인' 효과에 의해 민주당 측에 유리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복스 닷컴은 예상했다. 20대 초반에 갖게 되는 정당 정체성이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일생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미국 청년층은 미국이 올바른 방향(15%)으로 나아가고 있기보다는 그릇된 방향(47%)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으며, "오늘날 정치는 더 이상 미국이 직면한 도전들 헤쳐나갈 능력이 없다"는 말에 거의 50%가 동의했다.

사회제도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선, '대체로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이 군(軍)만 유일하게 51%로 절반을 넘었으며, 이어 대통령 40%, 대법원 39%, 연방정부 23%, 의회 18% 순으로 나타났고 금융계를 가리키는 월스트리트는 11%, 언론은 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매기 윌리엄스 IOP 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 청년층이 미래를 깊이 걱정하면서 현 미국의 제도에 대한 우려와 정치의 도전 처리 능력에 대한 의심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밀레니엄세대가 자신들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자각하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