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권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 치열 송금 시스템 대폭 간소화…과다 수수료는 여전 
[뉴스진단]

40년만에 손질, 무역업 종사자·유학생 희소식
새 수수료 체계도 논의 중 인하 여부는 미지수 


 은행권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치열한 경쟁 속에 '더 빠르고 간편하게'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길게는 3일 이상 걸리던 해외 송금 시간이 내년 초부터는 하루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 지금은 언제 돈이 도착하는지도 알 길이 없는 불투명한 해외 송금 정보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무역업 종사자나 유학생 등 한국과 미국 간 돈을 주고받을 일이 많은 한인들의 경우 앞으로 송금이 더욱 빠르고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뱅킹이 보편화됐음에도 현재 은행 간 해외 송금·결제 거래는 40여년 전 구축된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망'이란 시스템이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등 해외 은행들도 모두 함께 이용하는 세계 공통의 시스템인데, 옛날 우체국에서 전신환을 만들어 송금하는 것처럼 단말기 기반의 낡고 복잡한 송금 체계를 갖고 있다. 때문에 100달러 이하의 3일 이상이나 결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의 김씨가 LA에 거주하는 친구 이씨에게 100달러를 송금하는 경우, 김씨가 한국내 A은행에 100달러의 송금 요청을 하면 A은행은 이 돈을 중계해 줄 중계은행(해외은행 또는 한국내 은행 해외지점)에 전신환으로 보낸다. 그러면 B은행은 이 전신환을 송금받을 사람에게 지급해 줄 미국의 지급 은행으로 전달해준다. 전신환을 최종적으로 받은 미국내 은행은 전신환에 적힌 액수의 돈을 받을 사람의 계좌에 넣어준다. 

 이 네번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매 단계에서 수수료가 발생해 한국의 지인은 전신료 8000원을 포함해 약 30000만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미국서 받는 사람은 100달러에서 수수료 15달러를 제하고 85달러만 지급받게 된다. 결국 100달러를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데 총 45달러 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트랜스퍼와이즈, 페이팔 등 핀테크 업체들이 대형 은행들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자, 수십년 동안 은행 간 해외 송금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SWIFT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대형은행 51곳과 연합해 GPII라 불리는 새 송금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SWIFT는 내년 초쯤 새 송금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WIFT에 따르면 개선된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실시간까지는 아니어도 은행 송금거래에서 수취인(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에 당일 입금이 가능해진다. SWIFT는 내년 이후에는 신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해외 송금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새 수수료 체계는 아직 논의 중이다. 새 시스템으로 수수료가 좀 더 저렴해질 여지는 있지만 큰 폭의 수수료 인하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