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아시아계 유권자 무려 930만 투표 참여 전망 불구, 대선 주자들 별다른 관심 안보여

[이슈진단]

 출신국 집중'아시아계≠하나의 집단'결집력 결여
 2세들,1세들과 다른 철학'스윙보터' 가능성 기대
 민주 클린턴 호감 60% vs 공화 트럼프 호감 19%

 아시아계 표심(票心)이 히스패닉계 미국인과 흑인에 이어 11월 미 대선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 이른바 '스윙보터'(Swing Voter)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 가운데 31%는 히스패닉·흑인·아시아인 등 인종적 소수가 차지할 전망이며,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약 930만명이 이번 대선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4년 전 대선 때보다 16%나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투표(APIAVote)의 분석을 보더라도 현재 캘리포니아 유권자 중에서 아시아계의 비율은 14.9%로 그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경합주로 거론되는 뉴저지나 버지니아에서도 아시아계 유권자 비율은 각각 9.0%,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흑인교회를 찾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비(非)백인 유권자 표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사이 아시아계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흑인, 히스패닉 등 다른 인종집단과 달리 미국 내 아시아계 유권자는 '하나의 집단'이란 정체성을 갖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인, 일본인, 베트남인이 아닌 '아시아인'으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경우가 적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가을 대선을 앞두고 한국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표심은 트럼프보다 클린턴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한다는 기류가 좀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연합(AAPI) 등 비정부기구 3곳이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에 대한 아시아계 미국인 등록 유권자의 호감도는 62%로, 비호감도는 26%였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 등록 유권자 중 61%는 트럼프가 '비호감'이라고 밝혔고, 트럼프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유권자는 19%에 그쳤다.  그러나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우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비율이 낮은 것 또한 사실이어서 이들의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는 쉽게 짐작키 어렵다. 그러나 1세와 달리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아시아계 이민 2세대들은 각종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미국 내 아시아계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들의 미국 사회 내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