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뉴스]

해리왕자의 약혼녀 메건 마클, 쉽지 않은 英시민권 시험 앞둬
영국시민과 결혼하는 다른 미국인과 똑같은'결혼 수능'치러야
18~24세 응시자중 절반 탈락…옥스퍼드 졸업생들도 어려워해

'중세시대 영국의 주요 수출품은? 빈돌란다(Vindolanda)란 무엇인가? 다음 중 영국에서 이웃과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 두 가지를 고르시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33) 왕자와 내년 5월 결혼 예정인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36·사진)가 치러야할 시험문제다.

이유는?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영국 생활 시험(Life in the U.K. Test)'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영국 켄싱턴궁은 지난달 28일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발표하면서 "미국인인 마클이 곧 영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거칠 예정이며 영국 시민과 결혼하는 다른 미국인과 똑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18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이라면 영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영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은 24개의 객관식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응시자는 45분 동안 문제를 풀게 된다. 75점 이상을 맞으면 통과한다. 영국 이민청에서 배부하는 '영국 생활'책자 내용 중에서 문제가 나오지만,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조사 결과 18~24세 응시자 중 절반, 25~39세 응시자 3분의 1이 이 시험에서 탈락했다. 이 시험 대비 수험서인 '바보들을 위한 영국 시민권 취득 시험'의 저자 줄리언 나이트는 NYT에 "영국은 역사가 길고 복잡한 데다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정말 어렵다"며 "마클이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 시험은 옥스퍼드대나 케임브리지대 등 명문대를 졸업한 영국인들에게도 어려울 정도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2012년 미국의 한 토크쇼에서 "영국의 비공식 국가인 '브리타니아여 통치하라(Rule Britannia)'의 작곡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잘못된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이 질문은 영국 시민권 취득 시험의 실제 문항이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는 "마클은 영국 문화에 대해 거의 모르고, 보행로(sidewalk)를 영국식으로 뭐라고 부르는지도 알지 못한다"며 합격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