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년만에 영주권 취득 폴란드계 의사, 10대때 저지른 경범죄 문제로 체포 쫓겨날 위기

[뉴스분석]

의대 졸업 후 전문의로 행복한 가정생활 '청천벽력'
"폴란드 말도 못하고 갈곳도 없어" 가족들 선처 호소
전문가들 "이민법상 범법 혐의 자체가 문제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법 강화 정책을 강행하면서 추방에 대한 불안감이 미국 영주권자를 포함한 모든 비(非) 시민권자들에게 확산하고 있다.

22일 미시간 지역언론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이민해 40년을 산 미시간 주 칼라마주의 내과 의사 루카스 니크(43)가 지난 16일 자택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 의해 긴급 체포·억류됐다.

니크는 이민 10년 만인 1989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합법적 체류 신분을 얻었으며, 의대 졸업 후 전문의로 자리를 잡고 2016년 재혼한 부인과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과거 경범죄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드러나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채 보석금 책정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은 니크가 10대 때인 1992년 기물 파괴와 장물 취득 및 은폐 등의 혐의로 체포된 기록이 있다면서 "26년 전인 사춘기 때 친구를 잘못 만나 저지른 실수 때문에 추방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시간 현지 매체 'M라이브'(MLive)는 니크가 2008년 경미한 음주 상태에서 과속 및 부주의한 운전을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검찰과의 유죄협상 결과에 따라 보호관찰 기간이 종료된 후 유죄 인정이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또 2013년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민법상으로는 최종 판결이나 유죄협상 등과 상관없이 범법 혐의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SA투데이는 "재판을 통해 니크의 운명이 최종 결론 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지만, 가족들은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지들은 "니크가 폴란드 국적을 갖고 있으나, 가족 모두 미국에 살고 있고, 부모조차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폴란드에는 아는 사람 하나 없고, 갈 곳도 없으며, 폴란드 말조차 할 줄 모른다"고 선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