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밀회','성형 시술 보톡스','굿판'…설·설·설

세월호 사건 당일 '박근혜 7시간 미스터리'제기
탄핵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온갖 의혹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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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순실 청와대 왔었다…중대본 방문 권유"
"11차례 보고""10시 서면보고" 朴 정부 거짓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일어난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결국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28일 세월호 사고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박 전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전후 줄곧 관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순실씨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다른 인사의 출입도 없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밖으로 외출을 하거나, 중대본 방문을 전후해 최씨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문고리 3인방'을 제외한 다른 사람을 만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근무자 26명 △청와대 비서관 8명 △청와대 행정관·경호관 16명 △관련기관 인사 13명 등 63명을 110차례에 걸쳐 조사해 내린 결론이다.

현 여권의 중심이었던 당시 야권에서는 대면 보고와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없었던 점을 들어 '사라진 7시간' 의혹을 제기했다. 세간에는 음모론도 돌았다.

박 전 대통령이 특정 인사와 호텔에서 밀회를 나눴다거나 청와대 관저에서 기치료를 받았다, 성형 시술을 받은 뒤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잠들었다는 말도 나왔다. 심지어 굿판을 벌이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국회의원도 있었다.

2014년 8월에는 외신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의 서울지국장이던 가토 다쓰야는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된 루머들이 돌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산케이신문은 익명의 증권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씨와 접촉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의 접촉 의혹이 있었던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에 대해 이번 수사에서는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수사하며 정씨의 동선과 행적을 충분히 검증했다는 이유다.

'세월호 7시간'의혹은 탄핵 국면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2016년 11월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밝힌 수사결과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 외에 외부인이 관저에 들어온 것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최순실 함께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참사 당일 오전, 관저(숙소)에 머물던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선체가 이미 침몰하고 난 뒤에서야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이미 알려졌던 때(오전 10시)보다도 약 20분 더 늦은 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씨가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결정하는 일에 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보고시점·횟수 거짓말

이번에 검찰이 밝혀낸 대통령 첫 보고 시간은 그 동안 박근혜 정부가 밝혀 왔던 시점(10시 정각 서면보고)보다도 약 20분 가량 늦은 시점이다. 세월호에 사고가 있었다는 첫 119 신고(8시 54분)부터 계산하면 대통령 보고에 약 1시간 25분이나 걸린 셈이다.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가 박 전 대통령의 보고 시간 및 횟수와 관련해 광범위한 거짓말을 했던 것도 이번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20~30분 간격으로 11회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오후와 저녁에 각각 한번씩 일괄 보고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10시 15분 박 대통령이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인명구조를 지시했다"고 강조했었지만, 이 또한 박 전 대통령 최초 인지 시점이 10시 19~20분으로 미뤄지면서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 행적은?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20분쯤 최초 사고 내용을 보고받고 2분 뒤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로 구조를 지시했다.

그리고 오후에 청와대 관저로 방문한 최순실씨 등과 짧게 회의를 한 뒤 미용사를 불러 화장과 머리 손질을 했고, 오후 5시15분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중대본에 갔다.

박 전 대통령이 사고 당일 머문 장소는 청와대 관저와 중대본, 청와대 내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난 사람은 회의에 동석한 최씨와 문고리 3인방을 제외하면 미용사뿐이라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왜 관저에 머물렀나?

박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국무회의 등 회의나 외부행사 등 공식 일정을 마치면 바로 관저로 복귀했다고 한다.

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 무렵에는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해 수요일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며 "시술이나 이런 문제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