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N 국제항공기구에 '평양~인천 직항로'개설 요청

[뉴스포커스]

ICAO, 내주 방북해 본격 논의 예정 비상한 관심
북한, 지난 2월 타진…대북 제재로 당장은 어려워
북 영공만 통과할 수 있어도 미주 노선등 큰 이득

남과 북의 하늘 길이 열리나.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관계자들이 다음주 북한을 방문해 평양과 인천을 잇는 항공노선 개설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항공노선 개설은 북한이 ICAO에 요청했으며, ICAO는 이 같은 북한의 요청이 있었음을 한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4일 ICAO가 한국행 새로운 항공노선을 열어달라는 북한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방북 기간에 공중항법과 안전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ICAO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현재 북한의 항공노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로 크게 축소된 상태다. 북한 국영 고려항공사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항공노선만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금처럼 동·서해 직항로를 이용할 때 해상으로 돌아 나가지 않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곧장 비행하는 길이 열릴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군사분계선 위로 비행할 수 없어 동해 직항로는 역 디귿자 항로를 이용하고, 서해 직항로는 디귿자 항로를 이용한다.

군사분계선 위를 날지 못해도 북한 영공 통과만 가능해도 항공업계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적기는 북한 영공을 통과하지 못해 우회하고 있는데 만약 북한 영공을 통과하게 되면 러시아 노선과 미주 노선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북한 영공 통과 시 인천~미주 노선은 15~20분 단축되고 유류비도 아낄 수 있다"며 "남북 간 하늘길이 열리면 단거리에 강점이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ICAO에 남북 직항노선 개설을 요청한 시기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 2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북은 예술단 및 고위급 특사단 방문 때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임시로 만들어진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왕래했다. 만약 평양과 인천을 잇는 항로가 열린다면 비행제한구역인 비무장지대 상공을 우회하는 서해 직항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기 항로 개설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기 때문에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2321호는 북한을 출발한 모든 항공기의 화물 검색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도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 국적기의 북한 영공 통과를 금지하고 있다.

백두산·금강산도…
삼지연 공항 직항로

지난 10·4선언에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에 합의했지만 이행되지 못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백두산에 가까운 삼지연 국제공항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남북이 합의만 하면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에서 삼지연공항까지 직항로 개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하늘길이 열리면 금강산 관광도 비행기를 타고 할 수 있다.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내려 금강산까지는 차로 대략 1시간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