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남가주 한인사회 특별 설문조사 분석

20~40대 청·장년층에 비해 '통일 필요성' 공감도 낮아
50대 10명 중 5명 "안돼도상관없다, 안되는 것이 낫다"
"北체제 거부감 여전…굳이 통일 안해도 현재 상태 좋아"

최근 남북 관계 개선 및 북한의 비핵화의 두 축이 선순환되면서 미주 한인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도 변화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남·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가주 한인 3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중 6명 이상이 통일의 필요성에 동의<본보 5월14일자 보도>한 가운데 연령대별로 좀 더 들여다보면 새삼 주목할 만한 연령대별 인식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30대 통일에 대해 가장 긍정적

남북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싫어할 것으로 여겨져왔던 2030세대부터 40대까지 청·장년층이 통일을 가장 바라는 세대로 나타난 반면, 5060세대 이상 중·노년층에서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가 더 낮았다. 특히 남북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연령대는 5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인 응답자는 전체의 63.3%를 차지했다. 반면 '통일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17.1%),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더 좋다'(13.9%), '관심없다'(1.9%) 등 약 36%의 한인들은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통일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6대4 정도로 나뉜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입장차가 컸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가장 공감하는 연령대는 30대로, 77.7%가 통일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30대와 함께 40대 77%, 20대 75%도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해 20~40대의 젊은층은 통일의 필요성에 절대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60내 이상 노년층 공감도 낮아

반대로 가장 부정적인 연령대는 의외로 50대였다. 10명 중 5명 이상이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구체적으로 50대 응답자의 22.9%는 '통일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답했고,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답한 응답자도 21.3%나 됐다. 또 '통일에 관심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은 6.54%를 차지했다.

50대 중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는 22.9%, '가능하면 통일되어야 한다'는 26.2%로 통일에 동의하는 비율은 49.1%였다. 이는 평균치에 크게 못미치는 공감도다.

6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도 평균을 밑돌았다. '통일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17.39%)',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더 낫다(17.39%)' 등 통일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60대는 43.47%로 나타났다. 통일에 공감하는 숫자(56.4%)보다는 적지만 젊은 세대보다 통일의 필요성에 더 공감하지 않는 결과다.

▶달라지는 미주 한인 통일 의식

이 같은 청·장년층과 중·노년층으로 확연하게 대비되는 통일 인식도 결과는 최근의 남북미 관계 개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일수록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으로부터 시작된 최근의 정세 변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통일편익이 통일비용보다 크다는 쪽으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반면 50대 이후 중·노년층의 경우 실향민 부모를 두거나 실향민 세대로 여전히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곳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은 세대로서, 젊은층보다 통일 편익에 대한 공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노년층의 경우 통일이 불필요한 이유에 대해 "통일되지 않은현재 상태가 좋다"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북한 체제는 변하지 않아 믿을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다는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