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유혈전쟁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의 지지율이 기독교 신성모독으로 급락하자 서둘러 사과했다. 필리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분류된다.

11일 필리핀 여론조사업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순만족도는 45%로 3월 조사(56%) 때보다 무려 11% 포인트 떨어져 취임후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는 그가 공개 석상에서 "신이 바보 같다"며 기독교 교리와 신성을 모독해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실시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0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때까지만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의미를 축소했으나 이날 밤 교계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은 모든 것을 용서하시기 때문에 기꺼이 내 사과를 받고 과거의 상처를 잊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선거단체 관계자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적절한 표현이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교계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