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즈 선적 진룽호 4일 입항…오후 6시께 출항 예정
외교부 "러시아산 석탄 적재,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 확인된 바 없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러시아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어나른 의혹을 받는 선박이 경북 포항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오전 포항 남구 포항신항 7부두에 '진룽(Jin Long)'호가 정박해 있었다. 페인트가 일부 떨어져 나갔지만 가까이서 보니 배 이름이 명확하게 보였다.

진룽호는 화물칸 덮개를 열고 덩어리 형태 석탄을 내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배 옆 부두에 쌓은 석탄 높이는 5m를 넘어 시커먼 언덕이 눈앞에 솟은 듯했다. 가끔 덤프트럭이 와서 석탄을 싣고 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7부두에는 진룽호 외에도 석탄을 하역하는 다른 선박들이 있었다.

진룽호는 2천984t 규모로 배에는 13명이 타고 있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진룽호는 지난 4일 오전 입항해 이날 오후 6시께 러시아로 출항할 예정이다.

이름만 봐서는 중국 국적 배 같지만 선사 대리점에 확인한 결과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벨리즈에 적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에 있는 선사 대리점은 석탄을 화주에게 보낸다고만 할 뿐 화주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현장 근로자들은 경북에 있는 석탄가공공장으로 운반한다고 전했다.

앞서 유기준 국회의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룽호와 샤이닝 리치호, 안취안저우 66호가 한국에 북한산 석탄을 반입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진룽호는 오는 8일 23시 출항할 예정으로 전출항지와 차항지가 모두 나훗카항으로 신고돼 있다"고 말해 출항 시간이 포항해수청과 다소 차이가 난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 자료를 인용해 "진룽호는 지난 1일 러시아의 나홋카 항에 머물렀으며 검은색 물질 바로 옆으로 선박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진룽호 고유식별번호를 공개하지 않아 포항신항에 머무는 진룽호가 이름만 같고 실제로는 다른 배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VOA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근 10년간 진룽호란 이름을 사용한 배는 포항에 있는 진룽호뿐이라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무역일꾼 말을 인용해 "재작년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제재가 본격화돼 석탄 수출길이 막히자 조선무역회사들이 러시아 연해주 남쪽 끝에 있는 나홋카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석탄을 보낸 다음 러시아산으로 서류를 위장해 수출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7일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의혹을 받는 선박 '진룽호'가 포항 신항에 정박 중인 것과 관련, "진룽호는 이번에 러시아산 석탄을 적재하고 들어왔으며 관계기관의 선박 검색 결과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