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

210만1000달러 기록, 전년동기 376만3000만달러 보다 44.2% 급감
"영업이익 늘었으나 행정제재 이행 800만달러 비용 처리,실적감소".
다른 美진출 한국은행들도'초라한 성적표'…타인종 상대 영업 고전

미국에 진출한 신한은행 등 한국 은행들이 올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신한아메리카는 순익이 작년에 비해 2분의 1로 '반토막'났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하나·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 실적은 45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5%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적 상승은 동남아시아에 집중된 반면, 미국에서의 실적은 크게 뒷걸음질 쳤다.

특히 신한아메리카가 대표적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에 따르면 신한아메리카는 올 상반기 순익이 210만1000달러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376만3000만달러에서 44.2% 급감했다. 순익이 반토막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 2분기에는 순익이 93만2000달러에 불과해 전년동기 대비 61.9%나 감소했다. KEB하나뉴욕파이낸셜과 KEB하나LA파이낸셜도 지난해 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것은 미국 금융당국의 높은 규제와 이미 성숙한 시장, 쟁쟁한 경쟁사들의 시장 선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신한아메리카의 경우 자금세탁방지 관련 의무가 강화되면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인력을 보완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신한아메리카 김태한 본부장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늘었지만 지난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받은 행정제재 명령 이행에 이 기간 800만달러 가량이 비용처리 되면서 순익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아메리카는 작년 7월말 FDIC로부터 은행현금거래법(BSA)과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 위반 등에 따른 '행정제재 명령'을 받은 바 있다. FDIC는 신한아메리카의 BSA와 AML 프로그램 시스템이 취약하다며 모니터링 범위 및 대상 확대를 위한 이사회의 감독 및 지시기능 강화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미국 진출 한국은행의 경우 한인이 아닌 타인종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영업이 쉽지 않다는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과 우리은행의 경우 적극적인 영업망 확대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한국기업과 한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 정도인데, 이 마저도 시장이 성숙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