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영국의 30대 여성 경제학자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항의해 알몸으로 방송에 출연하고 강의하는 등 이색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빅토리아 베이트먼(39)은 지난 2월 영국 유명 방송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Good Morning Britain)에 출연해 브렉시트에 대해 언급하다 코트를 벗었다.

맨살 위로는 '브렉시트가 영국을 알몸으로 만든다'(Brexit Leaves Britain Naked)라는 문구가 드러났다.

물론 방송사가 이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해 시청자들은 볼 수 없었다.

베이트먼은 문구 내용을 읽어주면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감행하면 영국을 탈출하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영국 경제는 알몸을 벗은 것과 같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트먼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더 관용적이고 더 자유로운 세계"라고 말하고 "브렉시트는 이에 반해 우리를 덜 환영받고 덜 관용적이고 더 민족주의적이며 더 심한 반(反)이민국가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런 모습은 유튜브를 타고 확산했다.

그는 이에 앞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항의해 알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케임브리지대 학내 행사 때에도 알몸으로 등장해 이 대학에서는 '알몸 역사경제학자'로 통한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8일 전했다.

그는 지난 1월 진행된 '브렉시트 : 벗겨진 진실'(Brexit : Naked Truth) 주제 강의에서 정장 차림에 블라우스와 스카프로 멋을 내고 강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2분쯤 지난 뒤 겉옷을 벗었고 곧바로 알몸이 됐다.

그의 알몸에는 '브렉시트가 영국을 알몸으로 만든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베이트먼은 "케임브리지는 열린 마음이 있고 자유로운 곳"이라며 "만일 50년 전이라면 정신병동에 갇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행동은 7년 전 한 예술가에게 알몸을 보여주면서 시작됐다.

베이트먼은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전체 경제학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15%이고 노벨상 수상자는 그동안 단 한 명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노동자 계급 출신이지만, 1990년대 초 공황 때 사업이 급속히 악화했다.

불과 14세 때 부모가 이혼했고 가정은 가난에 허덕이게 됐다.

결혼 14년째인 그녀의 남편은 자산관리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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