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잃어버린 20년'세대… 힘든 일상 시달려 의욕 상실

"고용 불안이 혼인과 출생률에 영향"

18~39세 일본인 성인 4명 중 1명은 이성과 성(性)관계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본 청년들이 모든 일에 의욕을 잃는 현상, 이른바 '바나레(離れ·멀어짐)현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매체가 도쿄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일본 청년(18~39세)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일본 당국의 2015년 설문을 분석한 결과 "이성과 성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청년 25%가 "없다"고 대답했다.

1992년 정부 조사에선 성 경험이 없다는 일본 청년이 20%였는데 그사이 5%포인트 더 늘어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잡지 BMC 퍼블릭 헬스에 8일 게재됐다.

일본 언론은 '섹스 바나레(섹스에서 멀어지다)'현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요즘 일본 청년들은 생애 대부분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경제 침체 시기에 보냈고,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 저임금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힘든 일상에 치여 살다 보니 이성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정규직 남성 중 성 경험이 없는 정규직은 12%였지만, 아르바이트생은 3분의 1이, 무직자는 절반 가까이 성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성 경험이 없는 것이 반드시 개인이 선택한 결과는 아닐 수 있다"며 "지난 20여년간의 고용 불안이 일본의 낮은 혼인율과 출생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